향성선원 무문관에 방부를 들인 스님들.
향성선원 무문관에 방부를 들인 스님들.

신흥사 회주 우송 스님 등 조계종 수좌 11명이 무문관에 들었다. 무문관으로 재개원한 설악산 신흥사 향성선원이 임인년 하안거에 첫 방부를 들였다. 스님들은 오는 8월 12일 해제일까지 석 달 동안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종식을 하며 폐관 정진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주지 지혜)는 5월 15일 경내 설법전에서 임인년 하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서 제3교구 스님들과 향성선원, 백담사 무문관, 기본선원에 방부를 들인 결제대중은 생전의 설악 무산(오현) 스님(1932~2018) 육성법문을 들으며 수행 의지를 다졌다.

설악 무산 스님은 시골 촌부부터 국가지도자까지 두루 만나 어울리고 좌우 이념과 종교를 초월했다. 젊은 시절 금오산 토굴에서 6년 고행했고, 신흥사 조실로서 설악산문을 다시 일으켰다.

스님은 생전 육성 법어를 통해 “요즘 참선하는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옛 사람들은 그 마음을 고요하게 가졌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 처소를 고요하게 갖는다. 옛 사람들은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 처소를 고요하게 가지면 염세가 되는 것뿐이며 그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독선이 안 될 수 없다”는 만해 스님 법문을 전했다. 스님은 “깨달았으면 깨달음의 삶을 살아야 한다. 왜 깨달음에 취해서 중독돼 있나. 깨달음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입을 열면 다 죽는 것, 열지 않아도 다 죽는 것, 언제 어디로 가나. 따라다니는 의단 덩어리, 이제는 깨트려 버려라, 버릴 때가 됐다”고 했다.

신흥사 대중스님들이 11명 무문관 폐관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합장하고 있다.
신흥사 대중스님들이 11명 무문관 폐관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합장하고 있다.

무문관에 들기 전 회주 우송 스님은 “조실 스님(설악 무산) 원력과 서원으로 재건된 설악산문 선풍을 널리 선양코자 백담사에 이어 신흥사 향성선원을 무문관으로 재개원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조실 스님은 참선만 중요시하지 않고 대중 속에서 함께 움직이는 살아있는 불교를 강조했다. 향성선원 무문관 폐관 정진이 널리 알려져 신흥사를 관광지로 알고 찾는 이들이 좀 더 깊은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불사 등 종무행정에 치중했다. 무문관 폐관 정진을 통해서 내 살림을 충실히 하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신흥사뿐 아니라 전국 100여 선원에서는 2000여 스님이 하안거 정진을 시작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통도사에서 열린 하안거 결제법회에서 “‘유’에 집착하고 ‘무’에 집착하는 모두가 사견을 이루는 것이다. 유무에 떨어지지 않아야만 한 맛으로 모두가 항상 나타날 것”이라고 법어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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