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햇과일과 곡식을 조상님께 올리는 추석. 풍요로운 한가위 차례상을 차리는데 식구들끼리 ‘맞다 틀리다’ 싸우다 얼굴만 붉히고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올 추석부터는 ‘그런 과정’ 모두 생략하고 불교 차례의식으로 조상님을 모셔보는 건 어떨까. 『통일법요집』을 중심으로 ‘부처님과 조상에게 햇과일을 공양하고 조상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불교식 차례상 차림과 차례의식을 정리한다.

1. 차례상 차림
불교 차례의식의 가장 큰 특징은 부처님을 모시고 차례를 올린다는 점이다. 부처님을 모셨기 때문에 술과 육류를 차례상에 올려서는 안된다. 술 대신에 차(茶)를, 육류 대신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올린다. 앞 첫줄에 과일과 과자를 차린다. 둘째 줄에는 나물류와 식혜, 셋째 줄에는 채소와 탕류, 넷째 줄에는 전과 차, 송편 등을 올린다. 밥과 국은 맨 뒷줄에 차린다.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붉은색 고춧가루와 마늘처럼 맛과 향이 강한 양념은 사용하지 않는다. 도라지, 고사리 등 나물은 하얗게 무치고, 찜의 경우에도 간장만을 사용한다. 제상에 올리는 떡은 붉은 팥을 이용한 고물을 쓰지 않고 흰 고물이 들어간다.
또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 ‘치'로 끝나는 생선과 이면수 같은 비늘 없는 물고기, 장어, 잉어 등도 사용하지 않는다. 장어의 경우 생김새가 임금을 상징하는 용(龍)과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속설도 있다. 또 복숭아는 예부터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해서 상에 올리지 않았다.

『통일법요집』차례의식

① 거불(부처님을 모신다) - 나무 극락도사 아미타불(1배) 나무 좌보처 관세음보살(1배) 나무 우보처 대세지보살(1배)
② 다게(부처님께 차를 올린다) - ‘삼보(불법승)에 공양을 올리오니 감응하여 주소서’라는 내용으로 청한 후 모두 함께 세 번 절한다.
③ 청혼(조상님을 모신다) - 제주가 조상님의 강림을 청한다. 두 번 절한다.
④ 수위안좌진언(受位安坐眞言) - ‘옴마니 군다니 훔훔 사바하’를 세 번 왼다.
⑤ 공양 - 준비한 음식의 흠향을 청한다. 숟가락을 밥, 젓가락을 반찬에 올리고 세 번 절한 다음 죽비에 맞춰 잠시 입정한다.
⑥ 보공양진언(조상에게 공양을 올리는 진언) -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을 세 번 외운다.
⑦ 보회향진언(마무리 진언) - ‘옴 삼마라 삼마라 미만나 사라마하 자거라바 훔’을 세 번 왼다.
⑧ 광명진언 -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 타야 훔’을 세 번 외운 다음  숭늉을 올리고 밥을 세 번 덜어 놓는다.
⑨ 발원 - 조상님의 극락왕생과 자손들의 올바른 생활을 기원하며, 경전을 한 권 외운다. 나무아미타불을 7번 외우고 세 번 절하며 의식을 마친다.

2.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추석날 음식 장만하는 손길이 바쁜 건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때 아이들이 집안에서 부산하게 뛰거나 싸우고, 울면 짜증이 난다. 올 추석에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면 어떨까. 만나자마자 화투판을 벌이는 어른들도 전통놀이를 즐기며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본다면 가족의 화목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를 소개한다.
▲알밤 담기- 차례상을 차리고 남았거나 뒷산에서 주운 밤을 펼쳐놓고 팀별로 나눠 즐길 수 있는 놀이다. 한 손에는 젓가락을, 다른 손에는 접시를 들고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알밤을 젖가락으로 접시에 담는 사람이 이긴다. 2인 1조로 할 수도 있으며, 긴 젓가락을 이용한다면 재미가 더할 수 있다.
▲산가지 놀이- 성냥개비나 솔잎을 흩어놓고 차례대로 하나씩 가져오는 놀이. 가져올 때 다른 성냥개비나 솔잎을 건드리면 상대편으로 차례가 넘어간다. 많이 가져온 사람이 이긴다.
▲신발 숨기기- 유치원생부터 중고생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다. 술래가 눈을 가리고 있는 동안 자기 신발 한 짝을 몰래 숨겨 둔다. 술래가 신발을 찾는 동안 사람들은 “엄마 엄마, 신발 찾아 줘”라고 조르며 따라다닌다. 술래가 신발을 찾아낸 사람끼리 가위바위보로 다음 술래를 정한다.
▲색깔 찾기- 5∼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술래가 “××색”을 지정하고 쫓아가면 다른 사람들은 술래를 피해 도망을 다니며 지정한 색깔을 찾아야 한다. 찾으면 색깔을 손으로 잡고 있으면 된다. 색을 찾지 못해 잡힌 사람 중에서 다음 술래를 결정한다.
▲협동 제기치기- 날씨가 좋은 날, 야외에서 즐기기 좋은 놀이다. 노소 구분없이 얇고 넓은 책이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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