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에 정치바람이 불고 있다. 특정 후보나 정당에 줄을 서고, ‘포럼’이나 ‘연대’라는 이름의 후원조직도 결성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에 대해 교계 안팎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특정인에 대한 지지는 불교를 세속화시키고 불교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출가자는 인천(人天)의 스승이라고 했듯 가르치는 사람이 돼야 하지 편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이런 문제들은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결여에서 비롯된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질타도 적잖다.
손혁재 교수(경기대․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불교계가 불국토 실현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이익을 위해 특정 정권, 특정 개인 정치지도자에게 올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치인들로 하여금 불교를 쉽게 보고 불교정책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게 만든다”며 “노골적인 지지가 아니라 ‘이 시대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는 ‘후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절히 지적해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게 스님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불교계 지도자 예방 및 행사장 방문과 관련 불교계에서는 “정치의 계절, 즉 선거철이 다가오면 그동안 불교 현안에 별 관심도 없던 정치인들이 마치 모든 현안을 해결해 줄 것처럼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며 접근한다”고 정치인들의 과도한 불심 잡기 행태를 꼬집고 “교계 지도자들이나 불자들은 선심성 공약이나 행사장 얼굴 내밀기에 현혹되지 말고 정치인들의 무차별 공세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의연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불교지도자들의 공개적 조직적 정치 관련행위, 그것은 어떤 분들의 의견은 될 수 있고 그 의견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모범을 보여야 할 종교인으로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삼계의 도사와 인천의 스승이 되겠다고 출가한 수행자들이라면 좌우를 막론하고 포용하고, 좌우의 편가르기를 넘어서서 좌우를 지양하고 발전시켜 보다 나은 차원으로 나아가도록 정진하게 인도하여야 할 책무가 있다고 보는 불자들의 마음도 헤아려 주시기를 부처님 전에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편집실 | iseonwon@iseonwon.com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