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주니어 | 1만 3000원

제3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다. 절제된 텍스트, 최소한의 색과 형태로 만들어 낸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이 작품이 가진 매력으로 평가받았다.

작은 숲속에 울려 퍼지는 풍경 소리는, 하나의 소리가 파동을 일으키며 만드는 세상과의 인사이자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자신을 찾아가는 환상적인 여행이 된다. 소리와 이미지가 만난 자리에 생겨난 푸르른 여운이 담뿍 담긴 그림책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풍경의 바람판은 주로 물고기 모양이다. 물고기는 언제나 눈을 뜨고 살면서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쉼 없이 움직여 헤엄쳐야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는다.

이 그림책 속 물고기의 산책은 어쩌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아이의 꿈이기도 하고, 세상과 관계 맺는 자신을 향한 여정이기도 하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걸어가는 우리 각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소리와 형상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댕댕댕, 울려 퍼지는 맑은 풍경 소리는 푸른 물고기가 되어 세상과 만난다. 물고기는 산과 하늘, 물속을 누비며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하는데, 이때 파생되는 소리의 파동이 하얀 종이에 푸르게 펼쳐진다.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부드럽게 이어진 선 위로 금방이라도 어떤 소리가 솟구쳐 들릴 것만 같다. 풍경에 매달린 물고기처럼 우리도 세상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겪고 집으로 돌아온다. 수줍게 친구를 향해 인사를 건네는 아이의 목소리, 어쩌면 낯선 이들과 인사를 주고받은 오늘 하루, 우리 모두의 소리를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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