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산 인수봉 아래에서 발견된 고려 초 석불입상. 사진 국립공원공단.

수많은 등산객이 오가는 북한산 인수봉 아래에서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입상이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9월 14일 “인수봉 아래 계곡에서 지난 12일 불두와 몸체가 분리된 석불입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상이 발견된 곳은 행정구역상 고양시 관내로, 등산객이 쉼터로 이용하는 야영지의 상단 부분이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을 허가 받아 북한산 지역 매장 및 비지정문화재를 발굴조사 하던 중이었다. 석불입상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지난 4월로 알려졌다.

발굴 당시 불상은 앞면이 아래로 향해 넘어져 있었으며, 몸체 절반 정도가 땅속에 묻힌 상태였다. 불상 머리는 몸체 부근 땅속에서 발견됐다. 석불입상은 불두를 포함한 전체 높이가 2m, 폭이 6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두의 크기는 높이 60㎝·폭 45㎝였다.

불두와 몸체가 분리돼 있었지만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었던 탓인지 석불입상은 큰 훼손 없이 비교적 온전했다. 상호는 짧은 코와 두툼한 입술에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손은 가슴 부분에 올렸으며, 왼손은 허리 아래로 늘어뜨려 손바닥을 내보이는 시무외인을 짓고 있다. 옷주름도 선명하다.

석불입상은 특히 불두에 보개(寶蓋) 꽂이가 있는 것이 주목된다. 불두에 보개 꽂이가 있는 불상은 드물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북한산 일대 불상 중 가장 이른 시기 조성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석불입상 발견지 부근에 기와와 토기 조각이 산재한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절이 경영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단은 석불입상을 모셨던 대좌와 불두에 씌웠을 보개가 묻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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