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경》은 고려대장경에 《문수사리보살급제선소설길흉시일선악수요경(文殊師利菩薩及諸仙所說吉凶時日善惡宿曜經)》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경 제목이 길어 끝부분만 따 ‘수요경’이라 부른다.

《수요경》은 서기 764년 인도계 승려 불공이 한역하고, 속인 제자 양경풍이 다듬고 주를 붙인 경전이다. 《수요경》은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경이 아니다. 문수보살과 지혜로운 선인들의 말씀을 전하는 형식으로 인도 점성술의 내용을 전하는 특이한 경전이다.

이 책의 저자 야노 미치오는 《수요경》을 바탕으로 ‘수요도(宿曜道)’를 연구한다. 야노 미치오는 머리말에 “이 책은 밀교점성술 또는 ‘수요도(宿曜道)’의 전모를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 또 그 원류가 되는 인도 점성술의 구조를 소개하려는 것도 아니다. 고대 문화의 한 요소인 점성술이 한 문명으로부터 다른 문명으로, 어으 때는 변모하고 어느 때는 옛 모습을 유지하면서 퍼져나간 모습을 역사적으로 조망하여, 점성술이 문화교섭사 속에서 수행했던 역할이 지대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저술 이유를 드러냈다.

야노 미치오는 이 책을 통해 헬레니즘의 천문학이 인도로 건너가 인도 점성술에 수용되는 과정을 상세히 서술한다. 나일강 하구의 알렉산드리아의 항구를 통해 그리스 천문학과 점성술이 인도로 전해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밝혔다. 야노 미치오는 그 증거를 인도 천문학과 점성술서에 그리스 천문학 특유의 계산기술과 차용어가 많이 발견되고, 서양에서 빌여온 것임을 말하는 고유명사가 그대로 남아있음에서 찾았다.

야노 미치오는 그리스 천문학이 인도 고유 요소와 공존하면서 인도화되고, 인도에서 중국-한국-일본에 이르는 과정에서 불교가 점성술을 수용 해석했다는 흐름을 파악한다.

야노 미치오는 1944년 일본 교토부 출생으로 교토대학 문학부에서 인도철학사를 전공했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73년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공부햇고, 교토 산토대학 문화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저서로는 《인도 천문학·수학점》《인도 의학 개론》《점성술사들의 인도:역과 점의 문화》《별점의 문화교류사》등이 있다. 

야노 미치오/전용훈(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옮김/동국대학교출판부/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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