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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선택해 준 시(詩)야, 고맙다”
홍현승 ‘등대’
2020년 07월 22일 (수) 11:08:34 박선영 기자 budjn2009@gmail.com
   
▲ 도서출판 도반|1만 원

하늘 향해 / 가운뎃손가락 올렸죠/ 하고많은 사람 중 왜 나입니까?/

세상을 향해/ 두 다리 주먹으로/ 마구마구 내리쳤죠/ 왜 힘겨운 삶을/ 살게 했습니까?

-중략-

조금씩,/ 조금씩,/ 삶의 무게 덜자/ 휘어진 내 등도 점점 곧게 펴졌습니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하늘은 저를 사랑했습니다/ 세상은 저를 보듬었습니다

-하략-

홍현승 시인의 시 〈행복으로 가는 길〉은 그가 세상을 어떻게 원망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나타나 있는 시다. 그는 뇌병변장애1급 장애인이다.

대진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29세의 홍현승 시인은 불자장애인들 모임 ‘보리수아래’ 회원으로 보리수아래 10주년 기념 공동시집 《단 하나의 이유까지》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아시아 장애인 공동시집 《빵 한 개와 칼 한 자루》의 한국-미얀마 편에 참여했다.

2014년 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에서 장애인으로서 불자가 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글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수상, 2019년 불교활동가로 선정됐다. 화계사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조계종 포교사교시에 합격해 포교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화계사 학생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시는 초등 방과 후 글짓기 수업에서 조용히 다가왔다. 그는 시집을 내며 “때로는 너무 좋은 나머지 마루에 실례하는 강아지처럼 날뛰면서 시가 다가오기도 하였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곁에 두고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다가온 시도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또 “그 시들에게 나를 선택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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