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나눔에 장기 등을 기증신청한 혜국 스님.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 스님)가 장기기증후원 사업을 올해 진취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혜국 스님(조계종 석종사 금봉선원장)이 출발점을 찍어 주목을 받고 있다.

불교계 유명 인사들의 장기기증 희망등록 릴레이를 통해 불교계 장기기증 움직임을 확산하려는 생명나눔의 〈장기기증 행복릴레이 ‘함께해요, 생명나눔’〉의 시작으로 혜국 스님이 장기·시신·각막 기증을 신청한 것이다.

혜국 스님은 지난 12일 생명나눔 이사 경륜 스님(마포 석불사 주지)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기증에 대한 소감을 나타냈다.

스님은 먼저 “잠깐 지·수·화·풍으로부터 빌려 쓰다가 그 쓸모없는 것을 누군가가 쓸모 있게 써 준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수계를 받으면서 장기기증이나 시신기증 등을 의무적으로 서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빌려 쓰던 것을 돌려주는 일은 당연한 일인데도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인터뷰에 응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이어 “빌려 쓰는 이 한 몸은 내 것이 아니기에 몸 관리를 잘했다가 누군가에게 필요할 때 잘 쓰이도록 돌려줘야한다”며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주었을 때 안경도 안 쓰고 더 쓸모 있게 하기 위해 아침마다 눈 운동을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님은 스님들의 장례문화를 초호화 화장 문화로 규정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스님은 “한 몸뚱이 태우기 위해 많은 사람의 수고는 물론 많은 양의 화장목, 공기오염 등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며 “평생 나무가 주는 산소를 공급받았고 그 그늘아래서 쉬었으니 시신기증 후 필요한 부분은 쓰고 나머지는 나무 밑에 거름해 그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스님과 불자들의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스님은 “일단 스님들이 의무적으로 하고 불자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환희심을 일으켜 스님을 따라 하지 않겠냐. 불교장례법으로 시신기증만큼 좋은 법이 어디 있느냐”며 “앞으로는 그렇게 바뀔 거라고 믿고 그렇게 되도록 출가 수행자부터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스님은 끝으로 “스님들의 장례문화가 호화롭지 않기 위해서는 시신기증문화로 바뀌어야 함에 공감하면서 나부터, 우리부터 바뀌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혜국 스님의 장기 등 기증 신청서. 사진=생명나눔.

생명나눔은 이번 혜국 스님을 시작으로 매달 1명씩 희망등록 릴레이를 이어가며,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의 인터뷰를 통해 장기기증을 독려하는 메시지 전달할 계획이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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