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뿐 아니라 육체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명상센터는 물론 명상앱까지 등장,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치유를 필요로 하는 스트레스가 현대인에게는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명상은 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명상의 뿌리는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 그리고 고따마 붓다의 명상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따마 붓다가 최초로 발견한,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인 명상의 본래 모습을 찾아보고 싶었다.”

올해로 출가 50년을 맞은 혜담 스님〈사진〉은 출가 이래 반야사상에 천착해왔다. 그런데 요즘처럼 명상이 유행하는데, 정작 건강이나 성공을 우선하고 인간 존재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노력, 즉 수행이 빠진 것이 안타까워 이 책을 쓰게 됐다. 스님이 보기에 본말이 전도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과연 명상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으로, 《니까야》와 《아함경》 등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다시 보았다. ‘수습’이라는 말이 ‘명상’을 대신하는 걸 발견했고, 대승불교권에서는 그것이 빠져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혜담 스님은 수습(修習)에 대해서 “계(戒)에서 닦아 익힌다는 뜻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명상’이다.”라며 “티베트에서는 《수습차제》로 공부하는데 고요한 것에 그치지 않고 관찰과 집중을 함께 한다.”는 말로 설명했다.

▲ 민족사|1만 3800원

또 “위빠사나의 본래 의미인 ‘관찰’이나 ‘분석’의 뜻을 살리기 위해 지관(止觀)으로 설명하지 않고 ‘관찰과 집중’의 ‘정관(定觀)’이라 명명했다.”며 “남악 혜사의 ‘지관’과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를 따서 한글세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인지가 발달할수록 고따마 붓다의 명상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정(定:사마타)라는 약으로 생사의 병을 치료하고, 관(觀)이라는 약으로 번뇌의 병을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담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사상이 사실은 맑고 밝은 본성이며, 긍정적인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공(空)’을 대부분 부정적으로 표현했는데, ‘징명(澄明)성’을 확대하면 공사상이다”라며 “광덕 스님이 제등행렬 플래카드에 ‘맑고 밝고 희망차게’라는 글귀를 쓰셨던 것이 반야바라밀에 대한 깊은 이해라는 걸, 내 나이 70이 넘어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스님은 또 “니까야에는 나오는 ‘수습’이 대승경전인 《아함경》으로 오면서 빠져있어 대승불교권에서 전해지지 않았다.”라면서 “왜 대승불교에서 빠졌는가는 후학들의 연구과제로 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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