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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삼세불회도는 창건 당시 조성된 원본”
강관식 교수 축원문 분석…“19세기 작품” 주장에 반론
2020년 01월 30일 (목) 18:47:35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용주사 삼세불회도, 조선 1790년, 견본채색, 420.0×350.0cm.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단원 김홍도가 그린 불화로 알려졌을 뿐 누가 언제 조성했는지 여러 설이 분분한 화성 용주사 대웅전 ‘삼세불회도(三世佛會圖)’가 창건 당시 조성된 원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강관식 한성대 교수는 최근 발간된 미술사 전문 학술지 《미술자료》(국립중앙박물관 발간) 제96호에 투고한 <용주사 ‘삼세불회도’의 축원문 해석과 제작 시기 추정>에서 삼세불회도 축원문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용주사 삼세불회도는 유교 이념과 불교 이념, 궁중화원 양식과 산문화승(山門畵僧) 양식, 전통화법과 서양화법 같은 서로 다른 요소가 어우러진 기념비적 작품이지만 다른 불화와 달리 화기가 없어 연구자마다 조성 시기와 조성자, 양식 특징에 대한 견해차가 크다. 특히 조성 시기를 밝히는 문제는 화승의 불화 양식과 화원의 서양화법이 섞여 있고, 조성자도 문헌마다 다르게 기록돼 있어 가장 견해차가 크다.

그런데 강 교수는 삼세불회도에 그려진 수미단 중앙에 기원문을 적으면서 ‘주상 전하, 왕비 전하, 세자 저하’라는 삼전(三殿) 축원문을 지우고 ‘자궁(慈宮) 저하’를 ‘왕비 저하’ 앞에 추가해 고쳐 쓴 것에 주목했다.

19세기 후반 불화 화기를 폭넓게 조사해 불화를 조성할 때 왕실 실존 인물의 신분과 생년, 성씨까지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통례였음을 밝혀낸 강 교수는 “19세기 후반에는 용주사 삼세불회도의 축원문처럼 수십 년 전에 승하한 이의 생전 존호로 고쳐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오히려 용주사가 창건된 1790년 전후에는 원자나 세자 책봉 유무와는 무관하게 의례적으로 삼전 축원문을 쓰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용주사 삼세불회도 축원문에 ‘세자 저하’의 존호가 쓰인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순조가 1800년 1월 1일 세자로 책봉됐고, 형식과 도상이 19세기 후반 작품인 청룡사나 봉은사 삼세불회도와 유사한 점, 서양화법은 후대에 다시 그려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용주사 삼세불회도는 19세기 후반 화승이 그린 것이라는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강 교수는 또 일반적인 왕실 위계와 달리 ‘자궁 저하’가 ‘왕비 전하’보다 앞에 쓰인 것에 주목했다. 이런 사례는 왕실에서 혜경궁 홍 씨의 위상을 왕비보다 높이려고 정조 대에만 사용한 특별한 전례였던 점을 들어 삼세불회도 축원문은 정조대에 다시 고쳐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정조가 1791년 1월 17일 현륭원이 준공된 뒤 용주사에 들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삼세불회도를 친견한 것에 주목했다. 이 때 정조의 명으로 축원문을 다시 고쳐 쓴 것이라는 추정이다.

강 교수는 이 같은 분석과 추정으로 미루어 “특수한 내용과 형태로 이루어진 축원문은 현존 삼세불회도가 1790년 창건 당시 조성된 원본 진작(眞作)임을 말해주는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술자료》 제96호에는 회화, 불화, 불교조각, 묘지명, 조선총독부 문서 등 다양한 주제의 연구논문 6편과 자료 3편이 수록됐다. 수록 논문과 자료는 다음과 같다.

△16세기 실경산수화 이해의 확장(이수미·국립중앙박물관) △1788년 김응환의 봉명사경과 ‘해악전도첩’(오다연·국립중앙박물관) △선유(船遊)와 유산(遊山)의 여정으로 본 정수영의 ‘한임강유람도권’ 고찰(한상윤·국립중앙박물관) △과시된 효심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왕선영도’ 연구(이재호·국립중앙박물관) △용주사 ‘삼세불회도’의 축원문 해석과 제작 시기 추정(강관식·한성대)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의 분류 체계에 대한 시론(오영찬·이화여대)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포천 출토 철조여래좌상에 대한 소고(강건우·국립중앙박물관) △새롭게 확인된 고려 묘지명(강민경·국립중앙박물관) △조선 말기 백선도의 새로운 제작 경향(권혜은·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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