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도 합장을 하지 않아 불자들의 공분을 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엔 조계종 총무원장 등에게 고기를 말린 ‘육포’를 설 선물로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육포’를 설 선물로 보냈다가 회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등에게 보낸 황 대표 명의의 설 선물이 도착했다. 모 백화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황 대표의 설 선물은 고기를 양념에 재워 말린 ‘육포’였다. 선물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보좌하는 조계종 사서실장과 조계종의 입법부인 중앙종회 의장 등에게 배송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황 대표의 설 선물이 ‘육포’라는 사실을 알고 당혹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조계종에 육포 선물이 전달된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당일 직원을 보내 해당 선물을 긴급 회수했다.

한국당은 한 언론에 “대표님이 올해 설 선물로 육포를 마련했지만, 불교계 쪽으로는 다른 선물을 준비했던 것으로 안다.”며, “다른 곳으로 갈 육포가 잘못 배달됐고, 이를 안 뒤 조계종에 사람을 보내 직접 회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수하면서 잘못 배송이 됐다고 조계종 측에 사과드렸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대표가 ‘육포’를 조계종 스님들에게 선물로 보낸 것은 그의 종교관의 일면을 또 한 번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로인 당 대표가 불교에 대해 얼마나 무심하고 무례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이 같이 무례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 경북 영천 은해사를 찾은 황 대표는 법요식에서 합장조차 하지 않아 크게 물의를 일으켰다. 황 대표는 개신교 장로이다. 황 대표는 불교계 반발이 거세지자 “제가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종교편향’ 논란까지 일으킨 황교안 대표가 이번에 ‘육포’ 선물로 조계종과 한국불교 신도들에게 모욕감까지 주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설 선물은 인터넷 상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육포 선물을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 댓글에는 황 대표를 질타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댓글에는 “사이비 교주 전광훈이 한테 배웠으니 오죽하겠냐? 합장도 안 해, 살생을 금하는 불교계에 육포를 보내, 이건 뭐 불교계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거잖아.”라고 적었다. 또 한 댓글에는 “아무리 기독교 신자라고 해도 너무 모르네요. 사이비 신자가 아닌지요. 최소한 상대의 종교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라고 했고, 또 다른 댓들에는 “황교안이 대통령되면 종교 분쟁 일어날 거야.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야.”라고 까지 질타하고 있다.

황 대표가 육포 선물을 조계종에 보내면서 스님들까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댓글에서는 “고기 먹으란 법이 불교에 없다. 냉면에 고기 쫙 깔아 드시는 데 뭘, 족발과 치킨도 보내지 그랬냐.”고도 했다.

육포 선물은 조계종 총무원 사서실장 등이 받았지만, 일부 스님들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황 대표가 선별적으로 선물을 보낸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총무원의 한 교역직 스님은 “나는 선물을 받지 못해, 내용물이 뭔지 모른다.”고 했다.

서현욱 불교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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