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불자들이 청소년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예방을 위한 항의 행동’에 동참했다.

뉴욕 불자들을 주축으로 하는 ‘불교행동연합(Buddhist Action Coalition)’은 9월 20일 열린 ‘기후변화 예방을 위한 청소년 파업(The Youth Climate Strike)’을 지지하는 모임을 이날 오전에 진행했다. 이 집회는 23일 열린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담에 앞서 유엔이 마련한 청소년 환경보호대회로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도 참여해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16세에 노벨평화상 후보 된 ‘그레타 툰베리’

뉴욕 불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뉴욕시청 공원에 모여 염불, 노래, 명상 등을 이어갔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읽었다. 모임 후 청소년 파업이 열리는 광장까지 명상과 침묵을 하며 이동해 항의 시위에 자리를 함께 했다. 뉴욕과 다른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이 불교의 철학”이라며 “기후변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고통 받는 모든 존재들과 우리는 같은 공동체임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하나 하나가 바로 지구이고 지구 또한 우리 존재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하며 우리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오염된 지구를 물려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행동을 실천할 때임을 강조했다.

▲ 16세의 환경운동가 그레타툰베리.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기후변화 예방 운동의 중심에는 그레타 툰베리가 있다. 2003년생인 그레타가 기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살 때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였다. 충격을 받은 그녀는 기후변화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는데 곧 이 문제에 대해 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이런 무력감으로 인해 11살부터 우울증을 앓게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자체가 시간 낭비라는 생각, 그리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는 소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그녀는 행동에 나선다. 이 사태를 초래한 어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가는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이후 그녀는 지구환경 파괴에 침묵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미온적인 정치인들과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의미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 운동을 했다. 그녀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각국의 10대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2019년 3월 15일에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 (School strike for climate)’가 125개국 2천여 도시 140만 명이 참여한 동맹파업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나라도 청소년기후소송단 회원들이 광화문에 모여 ‘3.15 청소년 기후행동’ 행사를 가졌다.

그레타 툰베리의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교황, 정당 지도자 등 주요 지도자들이 그녀를 만나는가 하면 유럽의회,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등 주요 회의들도 그녀를 초청했다. 그녀는 단순하고 거침없는 주장으로 기후변화 예방을 위해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지금은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미래라니? 아무도 미래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서?”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빼앗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선언이나 요구 사항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과학적 사실 아래 함께하자, 그게 바로 우리의 요구입니다.”

“사람들은 젊은이들이 세상을 구하길 바라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자라서 책임을 질 만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릴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습니다. 2020년부터 온실가스 배출 곡선이 가파르게 아래로 떨어져야 하는데, 그게 바로 내년입니다.”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서로 협력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구의 자원을 공평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너무 순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녀는 2015년부터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다른 나라로 이동할 때면 기차를 탄다. 스웨덴 ‘어린이 기후상’ 후보 중 한 명으로 지명되자 수상자가 상 받으러 비행기를 타고 스웨덴까지 오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며 자신을 후보에서 빼 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채식을 선택했다. 사실 그녀는 야스퍼거증후군, 과잉충동장애 및 선택적 함묵증이라는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선택적 함묵증은 특정 장소, 조건에서 말을 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인 발언만 하는 증세로 그녀는 “자신의 선택적 함묵증은 필요할 때만 말하는 증세”라며 바로 지금이 “그 때”이기 때문에 환경 문제에 발언하고 행동한다고 설명한다. 16살의 그레타 툰베리는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에 올라 있다.

▲ 기후변화 예방운동에 동참한 뉴욕불자들.

“학대·억압 받는 이들에게 ‘동질감’ 느끼는 게 중요”

‘불교행동연합’은 불교적 가치와 생각을 정의롭게 구현하기 위해 행동으로 수행하려는 뉴욕 거주 불자들의 연대모임이다. 그들은 비폭력적인 직접 행동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자비를 실천하는 행동을 주도적으로 조직하고 고취함으로써 사회, 경제, 환경 분야에서 정의를 진전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데 단체 간 협력이 바탕이 된 집단적 행동이 보다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불교행동연합’은 미국 내의 난민 수용소를 종식시키기 위한 ‘자유를 위한 빛(Lights for Liberty)’ 시위에 참여했고 로힝야 학살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총기 사고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자신들을 좌복에 붙들어 매지 않고 이 시대의 여러 과제들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실천 가능한 불교적 방편을 찾기 위해 매진한다.

그들의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자비를 실천에 옮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부처님이 자신의 해탈만을 걱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해탈은 생각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부처님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려면 산속이나 선방의 편안함을 떠나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그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계를 받는다거나 자비명상을 수행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신 소매를 걷어 부치고 행동으로 들어가서 굳은 신조와 자비명상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저는 ‘자비’보다는 ‘결속’, 즉 학대, 억압, 주변화, 인격의 왜소화 등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깊은 동질감을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불교행동연합의 주요 지도자 중 보디 스님.

※기사출처: buddhista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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