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당 인환(顥菴堂 印幻) 스님이 원적에 든 지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스님의 삶은 교학 연찬과 후학 양성의 길 그 자체였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에 진학한 스님은 대학원까지 마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6년 간의 고행 끝에 도쿄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은 교학 연찬에 필요한 어학을 습득하기 위해 북미로 건너갔다.

1982년 “한국불교에 은혜를 갚겠다”며 귀국한 스님은 동국대 교수로 부임해 1996년 퇴임할 때까지 불교대학장, 불교문화연구원장, 불교학술원장, 동국역경원장 등 소임을 맡아 불교학 연찬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불교학술원장에 재임 시 추진한 ‘21세기 통합대장경 아카이브 구축’ 사업은 한국불교 1700년 자료를 집대성하고 한국불교학을 체계화해 한국불교 중흥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환 스님은 재단법인 선학원과도 인연이 깊다. 선학원 부설 한국불교선리연구원 고문에 추대된 스님은 월례 학술회의, 정기 발표회, 학술상 시상식 등 연구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후학의 공부를 점검하고 격려하길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교학 연찬과 후학 양성에 일로매진한 스님이 떠난 지 1년이 되었지만 스님의 유지를 기리고 잇는 사업은 미진했던 것이 현실이다. 사실 인환 스님만이 아니라 수행과 전법으로 한국불교 중흥에 힘썼던 여러 큰스님들의 삶과 사상을 선양하는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큰스님 선양사업이 보여주기식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한국불교의 큰 버팀목이었던 큰스님들을 기리는 것은 원력에 보답하고 불교중흥을 담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때에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이 인환 스님의 삶과 학문세계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니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아무쪼록 이번 학술회의가 인환 스님을 비롯해 여러 큰스님들의 삶과 사상, 업적을 기리고 잇는 다양한 선양사업이 알차게 진행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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