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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불교예술인의 눈으로 본 불교예술 - 영화
불교 콘텐츠에 관한 미디어의 관심 필요
2019년 05월 16일 (목) 17:02:35 박영철 영화감독
   
▲ 영화 <마음의 고향>의 한 장면 <사진=다음>

필자가 그동안 본 불교영화는 타종교 특히 기독교나 천주교에 비해서 그 편수가 터무니없이 적다. 해외영화는 물론 한국영화도 그리 많이 소개가 되거나 제작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의 불교영화를 토대로 필자가 연출한 작품과의 관련성 그리고 앞으로 한국 불교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나름대로 언급하려고 한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불교영화

사실 요즘에는 괜찮은 불교영화 한 편을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기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불교영화를 만들려는 의지가 결여되어 있고 설사 만들고 싶어도 제작비가 없어서 제작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좋은 기획과 각본이 있어도 불교계는 제작비를 지원하거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 역시 불교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서 불교계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면서 자금을 모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전체적인 제작비는 사비로 충당하여 영화를 완성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그동안 필자가 챙겨 본 한국 불교영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1949년 최은희가 주연하고 윤용규 감독이 연출한 〈마음의 고향〉이 그 출발점이다. 그 후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5년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꿈〉 역시 한국 불교영화를 대표하는 고전 중 한 편이다. 이 작품은 1989년에 안성기 황신혜 주연, 배창호 감독의 연출로 리메이크 되어 잘 알려진바 있다.

초창기 불교영화들은 사찰을 배경으로 불교인들과 불교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존재 방식이나 그 가치의 지향점에 놓여있는 구도의 서사를 주제로 심화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감독마다 연출하는 방식은 달라도 등장인물들의 불교적인 고뇌와 각성은 서로 일맥상통한다.

1960년대에 개봉한 한국 불교영화 중에서 안현철 감독의 〈사명당〉(1963)과 장일호 감독의 〈석가모니〉(1964), 홍성기 감독의 〈대석굴암〉(1965) 그리고 1970년대 전조명 감독의 〈서산대사〉(1972)와 김기영 감독의 〈파계〉(1974)가 생각나지만 필자가 어릴 때 본 기억이 나는 작품은 〈석가모니〉와 〈파계〉가 고작이다.

필자가 본 한국 불교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한 작품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 개봉한 1981년 안성기· 전무송 주연,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가 아닐까 싶다. 역시 불교의 구도자가 겪는 내면의 세계를 잘 그려낸 작품으로 1989년 강수연 주연,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같은 해에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과 함께 진지한 자신의 성찰을 그려낸 한국 불교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그런데 1990년대에 들어와서 필자가 본 한국 불교영화들을 살펴보면 두 편의 고은의 문학을 각색한 정지영 감독의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와 장선우의 감독의 〈화엄경〉(1993) 그리고 불교적 세계관을 다룬 배용균 감독의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1995)같은 작품이 기억나지만 아무래도 2000년대 들어와서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이 단연 돋보인다. 이 영화는 사계절의 순환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윤회사상을 담고 있어 그 독특한 불교철학이 서양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렇게 필자가 실제로 접해 본 한국 불교영화들을 소개했는데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한국 불교영화들은 주로 당시 정권의 국책영화로 제작되어 불교의 교리를 담았다기보다는 정권의 안보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래서 항간의 일부학자들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 불교인의 구도와 해탈을 다룬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를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국 불교영화라고 지적한다.

최초의 한국 불교영화 ‘마음의 고향’을 리메이크한 이유

그런 지적에 대해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불교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만드는 불교영화는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내기 때문에 연출과는 무관하게 작품마다 모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진정한 의미로 불교영화를 꼽는다면 한국 최초의 불교영화인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을 들 수 있겠다. 1

960년대와 1970년대의 국책 불교영화를 제외시킨다고 해도 한국 불교영화의 출발점은 분명히 〈마음의 고향〉이며 이 영화를 통하여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기에 불교영화에는 꼭 구도와 해탈만을 다루지 않더라도 우리의 문학작품을 통한 불교의 훌륭한 사상과 철학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필자는 문예영화인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출시한 DVD로 감상하고 그 영화에 담긴 어린 동승을 향한 미망인과 주지스님, 생모의 이야기에 감동했다. 이 감동을 스크린에 펼쳐내려고 필자의 두 번째 장편영화 〈내 마음의 고향〉(2014)으로 리메이크했다.

특히 작가 함세덕의 원작에도 없는 동승과 생모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불교의 자비사상을 피력한 점, 또한 원작의 흑백영화를 내 나름의 컬러영화로 관객들에게 보여준 점은 불교영화의 희망을 이루는 데 한발 다가갔다고 자부하며 지금도 스스로 고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불교영화에는 최근 극영화뿐만 아니라 2013년 비구니의 수행을 다룬 이창재 감독의 〈길 위에서〉라든가 2018년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동철 PD의 2부작 〈다비〉 같은 불교 다큐멘터리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로 제작되는 한국의 불교영화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내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지론은 불교계 미디어 스스로가 불교 콘텐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불교 콘텐츠 제작에 동참하여 다양성 있는 불교영화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불교영화 콘텐츠 제작에 불을 댕기는 첫 단추는 불교방송이나 불교TV에서 양질의 불교 미니시리즈나 TV다큐멘터리를 많이 제작하는 데 있다.

아울러 더 나아가 진정한 바람이 있다면 독립영화인들의 좋은 기획과 극본, 시나리오가 방송사에서 수용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불교 콘텐츠로 되살아나 그 작품을 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퍼져나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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