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가 2일 신도 500여명을 동원해 MBC규탄법회를 열었다. <사진=불교닷컴>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가 신도들을 동원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는 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50분께 까지 2시간 30여분간 MBC 사옥 앞 광장에 ‘불교폄훼 MBC 규탄법회’ 단상을 차려, 이세용 종무실장과 최종현 팀장이 삭발까지 하면서 성토했다.

MBC는 지난달 2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年 230억 보조하는데…‘계약서 곳곳 의혹투성이’” 등 조계사 템플스테이 체험·홍보관 건립을 둘러싼 문제를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명분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아 지은 건물의 입찰 등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사 입찰업체 3곳의 대표가 조계종이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황 씨와 그 아들, 사촌동생이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조계사 측은 MBC에 해명자료를 충분히 제공했고, 설명하고 보조 자제를 요청했지만 뉴스데스크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선정적 내용을 교묘히 편집해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계사는 2일 조계사 비상대책위원장 원명 스님(부주지)과 부위원장 남전 스님(조계사 선림원장)을 비롯해 스님 10여명과 풍물패 10여명을 포함 500여명의 신도들 대절버스를 이용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광장에 몰려왔다. 이날 규탄법회는 MBC 최승호 사장 퇴진을 요구했고, 해당 보도를 한 기자들의 사과도 요구했다.

조계사는 이날 법회에서 “불자들의 최대 축제인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업자간 문제를 마치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사가 비리의 온상처럼 보도했다”면서 MBC를 향해 “오만 아집 방자”, “쓰레기 저질”, “언론권력의 갑질 횡포”, “추악한 저널리즘”, “도둑 촬영”, “공정 균형성 상실” “MBC를 쓸어버리자” 등의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신도들 손에는 “MBC OUT 사장 최승호는 물러나라”의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었다.

부주지 원명 스님은 “최승호 사장은 공영방송이 봉원되면 조계종 적폐도 보도하겠다고 한 후 지난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PD수첩을 통해 불자들에게 상실감과 좌절감을 주고 분노케 하고도 올해도 축제인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사를 부도덕한 적폐처럼 낙인찍고 있다.”면서 “공영방송인 MBC가 세심하고 신중하게 방송하지 않고 조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명 스님은 또 “세로 1미터 가로 60센티미터의 금고를 ‘대형금고’라고 보도한 MBC는 오만함과 아집, 언론권력을 남용해 갑질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 조계사는 좌절하지 않고 거대한 MBC에 겁먹지 않고 최승호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승호 사장 퇴진과 해당기자 징계 등이 이루어질 때까지 조계사 취재와 인터뷰를 거부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이세용 종무실장은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며 “이슬람과 기독교, 기독교간의 전쟁이 재작년부터 절집으로 향하고 있다.”며 “봉축법요식 중계를 없애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를 생중계하겠다던 최승호는 카톨릭 대상을 받은 인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최승호가 물러날 때까지 머리카락을 기르지 않겠다”면서 최종현 팀장과 함께 삭발했다.

김은주 사무총장(신도회, 비대위원)은 “MBC는 조계사를 지렁이로 생각해 밟은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지렁이가 아니라 사자를 건드렸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법회는 신묘장구대다라니 염송과 광장을 왕복하는 행진, 그리고 조계사 국장단 스님들이 빗자루를 들고 “MBC를 쓸어내자”는 구호 아래 퍼포먼스를 벌였다.

점심 식사를 위해 오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과 MBC 견학을 온 학생들은 조계사의 규탄행사를 힐끗 처다 보고 “시끄럽다”는 반응을 보이면 빠르게 지나갔다.

이날 조계사는 부처님오신날 뒤 다시 MBC를 찾아와 항의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MBC는 조계사의 항의에 굴하지 않고 국고보조금을 지원 받은 조계사 템플스테이 체험홍보관의 문제를 추가 보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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