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 연구에서 산스크리트어(범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기 경전에서부터 대승경전까지 교학을 연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산스크리트어 습득이다. 빠알리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우선 익혀야 하는 것이 산스크리트어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기란 쉽지 않다. 산스크리트어를 가르치는 기관이나 강좌가 거의 없고, 문법교재도 외국어 교재를 번역한 것이거나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강성용 서울대 교수가 한국학자로는 처음으로 정통 산스크리트어 문법 입문서 《인도 고전어 쌍쓰끄리땀 첫마당 I》을 펴냈다. 교재와 학습서 각 두 권으로 구성된 ‘Saṃskṛtavākyopakriyā 인도 고전어 쌍쓰끄리땀 첫 마당’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명에 쓰인 ‘saṃskṛtavākyaupakriyā’는 ‘쌍쓰끄리땀 언어로 이끌기’라는 의미이다. 쌍쓰끄리땀은 영어식 발음인 ‘산스크리트’의 원어 명칭.

인도철학과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한 지은이는 한국인을 위한 제대로 된 한국어 교재가 필요함을 느끼고 10여 년간 쌓은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리즈를 집필했다.

이 책은 쌍쓰끄리땀의 발음과 문자(데바나가리), 모음과 자음의 싼디, 기초적인 명사와 동사 활용법 등을 다뤘다. 대학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모두 14과로 구성했지만, 혼자 익힐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과 충분한 연습문제를 담았다.

지은이는 이 문법서를 지으면서 빠니니(Pāņini) 문법전통을 비판적으로 수용했다. 빠니니(Pāņini)는 고대인도 문법전통의 하나인데, 현대에도 산스크리트어를 배울 때 이 방식이 활용된다. 지은이는 빠나니 방식을 책의 구성과 내용에 활용했는데, “쌍쓰끄리땀을 쌍쓰끄리땀 방식으로 배움으로써 학습자가 쌍쓰끄리땀이라는 언어의 구조와 특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문법 용어를 보다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했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명사의 속격, 여격, 대격, 탈격 등 의미를 알기 어려운 용어 대신에 가짐격, 임자격, 대상격, 유래격 등 알기 쉬운 용어로 바꾸어 배우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도인이 녹음한 쌍쓰끄리땀 음원 파일을 출판사 홈페이지(http://rasabooks.kr/29)에 제공해 배우는 사람이 산스크리트어에 보다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

라사 펴냄 |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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