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광출판사|1만 6800원

선승의 일화는 말이 아닌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다.
최성현 작가가 여러 선승들의 301가지 일화를 엮은 책이 나왔다.

강원도에서 자연농법으로 농사짓고 밤에는 책을 읽고 번역하는 최성현 작가는 지난 20년 간 기독교와 불교 등 다양한 종교서를 읽었다. ‘종교서야말로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도록 이끄는 훌륭한 스승’이라는 생각으로 작가는 이웃과 나누고 싶은 좋은 구절과 이야기는 옮겨 적었다. 그렇게 20년간 모은 이야기 가운데 알곡만을 골라 이 책을 펴냈다.

책에 등장하는 선승들은 14년 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백 리를 걷고, 뱀 대가리를 씹어 먹고, 맨손으로 변소 청소를 하고, 버려진 시신을 거둬 주고, 얼굴을 불로 지지고, 도둑에게 다 내어주고, 여인의 방에서 밤을 새우고, 칼 든 무사와 맨손으로 맞장을 뜨고, 승려의 자리를 버리고 길거리에서 차를 팔고, 혹은 거지 무리에 섞여 살고, 가난한 일꾼으로 마을 사람들의 온갖 심부름을 다하고, 맨몸으로 호랑이에게 다가가고, 눈 먼 여인을 아내로 맞고, 모욕을 무릅쓰며 돈을 벌고, 스스로 불에 걸어 들어간다.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과 언어를 통해 선승들은 삶이 주는 고통에 어떻게 맞서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답을 찾았다. 치열한 수행의 과정을 지나 선승들은 마침내 대자유, 대안심 속에 머물며, 더 큰 나를 위해 살게 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어려움에 맞닥뜨리는데 그때마다 정신 못 차리게 헤매는 우리에게 선승들은 ‘진정한 용기란 그때 두려움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일화를 통해 조언한다.

잇큐 스님은 제자들에게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말했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본문 중에서)

삶이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이 책에 담긴 선승들의 일화가 ‘힘들 때 펴보라던’ 바로 그 편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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