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문고/ 23,000원

융 심리학의 절대의식과 불교의 무아의식을 분석·설명하고 접점을 찾는 책이 출간됐다.

불교와 심리학은 종교와 과학이라는 다른 그릇에 담겨 있지만, 정신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의 조사선에서는 무아를 어떻게 설명하고, 그것은 융 심리학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까?

저자 최명희 씨는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자아초월상담심리학을 전공했고, 노미심리연구소를 운영하며 불교를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자아와 깨달음, 심리학으로 통하다》의 후편으로, 전편에서는 자아(自我)를 “우리가 진정으로 알아야 할 대상”이며, “자아를 아는 것이 무아이고 곧 깨달음”이라고 주장했다. 전편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자아의 실체를 고찰하는데, 여기에 융의 분석심리학과 조사선의 사상이 동원됐다.

후편인 이번 책에서는 ‘무아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불교의 무아와 융의 무의식을 비교하고, 나아가 최고의 경험심리학이자 정신치료인 '무아의식'의 특징과 기능, 의미, 목적을 조사선을 통해 드러냈으며 이를 다시 융 심리학과 융합시켰다.

저자는 조사선의 핵심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보는 무아의식”이라며, “무아의식이 관조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아의식을 “자신을 절대적 객관성으로 인식하는 일이며, 진정한 명상”이라며, 이를 통해 “무의식의 의식화이자, 자아의식에 의해 두 영역으로 분리되었던 마음이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아의식이 드러난 현상으로만 인식하는 자아의식을, 분리되지 않고 정신의 전체성으로 통합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무아의식은 절대적 주체로 살게 하며 이는 융이 말하는 ‘자기실현’”이라고 불교의 조사선과 융의 접점을 제시하며 “무아의식이 가장 심오한 심리학의 정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체험한 무아의식의 절대적 객관성에 의해 자신을 관조하다가 ‘주인공명상법’을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학문적인 접근을 넘어 진정 자신을 알아가려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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