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지묵서 상원사 범종 주악 비천상. 29×43cm <사진 제공=갤러리 까루나>

사경작가 박경빈 씨의 사경전시회가 새해 벽두부터 열리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비로자나국제선원 갤러리 까루나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매현 박경빈 초대전 〈붓끝에서 빛나는 법사리〉가 열린다.

박경빈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에 출품되는 작품은 모두 15점이다. 작품은 ‘백지묵서 묘법연화경 보탑도’를 비롯해 ‘화엄일승법게도’, 한글로 사경한 ‘반야심경’, 그리고 ‘상원사 범종 주악 비천상’, ‘광명진언’ 등으로 묵서, 경면주사, 주묵, 채색의 작품재료를 활용했다.

‘백지묵서 묘법연화경’은 국보 제211호. 1377년 단속사(斷俗寺)의 대선사 원규(元珪)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발원한 묘법연화경으로 먹으로 본문을 쓰고 각 권 앞부분에 금물감〔金泥〕으로 변상도를 그린 사경이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백지묵서 묘법연화경 보탑도’를 볼 때 “모든 선입견을 내려놓고 전체 작품을 5분만 그저 허허로이 바라보라”라며 “이후 마음이 끌리는 부분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마치 손톱에 박힌 가시를 뽑을 때처럼 집중하여 5분만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권했다. 그렇게 한다면 “법화경의 글자들이 말을 걸어올 것”이라며 “꿈틀거리는 글자들과 대화를 한다면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감상법을 설명했다.

전통사경기능전승자인 외길 김경호 선생은 박 작가의 백지묵서 묘법연화경 보탑도 작품에 대해 “가로 70cm, 세로 200cm의 한지에 약 7만여 자의 경문을 9층 보탑의 모습으로 배치하여 서사해낸 수작”이라며 “경문 1글자의 자경은 2mm 내외임에도 불구하고 사경 정신의 진수를 담고 있는 진귀한 작품”이라고 해설했다.

박경빈 작가는 성균관 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서예학을 전공,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외 여러 단체에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사경연구회 총무이사,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이사, 미술세계 아카데미 사경강사, 전통사경 서예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까루나’는 팔리어로 사무량심 중 비(悲), 즉 ‘모든 존재들의 아픔과 함께하는 마음’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주지 자우 스님은 불자예술인들이 쉽게 작품을 전시하려는 목적과 바쁜 생활에서 자신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이 작품감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비로자나국제선원 4층 공간 중 1층에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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