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중학교때 배운 교과서에는 이광수의 글이 실려 있었는데, 그가 아들 봉근이의 죽음을 맞아 슬픔에 싸여서 일기에 적은 내용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고, 언제 죽을 줄 모르는 존재이며, 고통에 쌓인 존재이다. 인간은 조금만 추워도 견디지 못하고 생노병사에 따른 고통이 극심하며, 욕심과 분노에 따른 고통은 자신을 불태우고 남을 불태운다. 그래서 삼계는 불타는 집이라고 했다지.

그래서 부처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왕궁을 나오셨고, 혹독한 수행 끝에 깨달으셔서 위없는 깨달음의 법왕이 되시고, 중생 구제에 일생을 바치셨다. 다행히 이제 우리는 그런 귀한 부처님법을 알고 듣고 배워서, 이제 불법은 우리에게 험난한 인생길의 나침반이 되고, 생사고해를 건너가는 구호선이 되었다.

스님이란 누구인가. 더없이 높은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집을 버리고 사회를 버리고 수행을 하는 자이다. 그리고 스님은 불법의 진리를 중생들에게 펴서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자이다. 간략히 말해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하시는 분이다. 위로 보리를 구하려면 비구는 수행을 열심히 해야 하고, 계율을 철저히 잘 지키며, 불철주야로 촌음을 아껴서 경전을 공부하고, 참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중생교화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조계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교 종단이다. 아무리 불교 신도가 줄었다고 해도 그래도 조계종은 전국 200개 중점사찰을 모두 소유하고 있고, 모든 불교전통문화를 관리하고, 조계종 사찰은 정부 문화재관리 예산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조계종은 이 땅에서 부처님의 정법을 이어나가고, 키워나가며, 700만 신도의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고, 700만 신도를 생사고해에서 구제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그런 존재이다.

그 조계종에서 8년 동안 총무원장을 역임하신 스님이 사복을 입고, 가명을 사용하며 전직 검찰총장과 골프를 쳤다고 한다. 골프를 친 것이 절 돈을 내고 쳤다 해도 문제가 되는 것이고,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쳐도 문제가 되고, 평소에 그런 검은 뒷거래가 일상화되어왔다고 해도 문제가 된다. 수행을 하고, 중생교화를 해야 할 시간에 그분은 한두번도 아니고 일상적으로 그런 생활을 해 왔다는 사실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

요즘, 주위에서는 “도대체 창피해서 불교 믿는다는 말을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방송국은 이런 나쁜 이야기를 자꾸 들추어 대니, 방송국이 잘못일까? 나쁜 이야기를 감추면 불교가 좋아지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나쁜 일은 불자도 알고, 불자아닌 사람도 알고, 범법행위는 처벌을 받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고치는 가운데 발전이 있는 것이지, 감춘다고 해결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더 썩어갈 뿐이다. 이런 것을 밝히는 언론은 불교를 해치는 것일까, 아니면 도움을 주는 것일까. 당연히 이로운 것이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자신들에 대한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을 해종언론이라고 낙인 붙이고, 지속적 박해를 가한다. 이로운 것을 해롭다고 하는 것이 전도된 것이다. 전도망상이다.

2013년에는 내장사 도박사건이 있었는데, 조계종 최상층 지도급 인사들이 오랫동안 거액의 판돈을 놓고 일상적으로 도박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16국사 도박사건이라고도 한다. 거액 도박을 일상적으로, 해외원정까지 하며 도박하시는 분들은 이른바 16명의 수준 높으신 분들이라는 것이다. 도박은 분명 범죄사건이고, 불교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는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이 썩은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도박 범죄를 죄가 없다고 풀어준 검찰총장은 유명한 불교신자라고 하는데, 그가 불법을 제대로 배웠다면 범죄자들을 그렇게 풀어주었을 리가 없다. 즉, 이들은 불교 옷을 입은 가짜 불자일 뿐이다. 그 이후, 장주스님이나, 적광스님이 이를 문제 삼아 기자회견을 하는 데도 종단 직원과 스님들은 적광스님을 지하실에 감금시키고, 때리고 짓밟아서 적광스님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계신다. 그 후, 이들의 악행은 약식으로 기소되어서. 단지 약간의 벌금만을 물게 되었다. 확실히 검찰이나 법원은 썪었다.

소문에는 검찰에 이러한 종단 비리를 덮어주는 세력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지난 3월달에 전 총무원장 스님과 함께 골프를 치신 분들이 이분들이라고 한다. 며칠 전 가지회견을 한 “불교개혁행동”의 주장에 따르면 조계종단에는 또 다른 범죄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한다.

조계종 지도자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하기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국법을 어기는 죄인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불자들은 불교 지도자들이 어떤 죄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알 권리가 있다. 죄인을 스승으로 보시고 불법을 배울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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