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직여래삼존백체불도> 자수불화의 위쪽에 표현한 석가삼존도. (도판=일본 나라국립박물관 제공)


15세기 최고 오래된 조선조의 자수불화(수불)가 최근 일본에서 발견됐다.

미술사학계 관계자들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이 지난 7월14일부터 8월26일까지 동아시아의 옛 자수불화들을 모아 개최한 특별전 ‘실로 엮은 부처’에서 1463년 세조 때 왕실이 발원해 만든 대형 자수불화가 처음 출품됐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시대 부처상들을 빚은 자수불화 실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며, 이번 전시품은 임진왜란 이전 조선 초기의 고아한 불화양식을 간직하고 있어 진귀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겨례신문은 3일 이를 보도하며,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뒤 불교에 귀의했던 조선 7대 임금 세조(재위 1455~1468)와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비는 15세기 국내 최고의 자수불화(수불)가 최근 일본에서 발견됐고 보도했다.

일본 특별전에 나온 조선의 자수불화는 비단폭에 고급실로 짜서 부처의 상들을 표현한 대작(길이 247.5cm, 폭 76.3cm)으로, 불화를 발원한 주요 인물이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를 도왔던 주역이자 세조의 친누나인 정의공주(1415~1477)로 밝혀졌다.

전시된 불화는 위쪽에 석가삼존도를 그리며, 가는 실로 자수를 놓아 본존불인 석가모니 부처(가운데)와 양옆에 함께 서있는 보살상을 정교하게 표현하며, 보살상은 고려불화의 화풍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명칭이 ‘금직여래삼존백체불도’라는 이 불화는 일본 교토 세이칸지 소장품이다.

불화 아랫부분 발원문 기록의 연대가 명나라 영종 황제의 연호인 ‘천순(天順) 7년’(1463년)으로 표기돼 실로 짠 자수불화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판명됐다.

길쭉한 족자 형식 윗부분엔 세 분의 석가삼존상, 중간과 아랫부분에는 연꽃 위에 앉은 수많은 소불상들을 배치한 ‘백체불’(실제로는 95구)이 수놓아졌다. 불화 아래쪽 백체불 자리 일부엔 세조와 왕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문구와 함께 정의공주와 세종의 형 효령대군, 세조 동생 영응대군 등 발원에 참여한 저명 왕족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불화 하단 부분의 발원문. 위쪽에 주상전하(세조), 왕비전하, 세자저하의 만수무강을 축원하는 글귀가 있고, 아래쪽에 발원자인 정의공주, 효령대군, 영응대군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자수불화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등에서 자수로 짠 불화가 9세기 통일신라 애장왕 때부터 만들었다.

이후 고려·조선시대에도 공민왕의 왕비 노국대장공주, 태종비 원경왕후가 화려한 수불(자수불화)을 만들어 봉안했다는 기록이 <고려사>와 권근의 <양촌집> 등에 나온다.

현재 전해지는 자수 불화는 부처상이 나온 경우 대부분 20세기 초의 작품들이고, 19세기 이전 조선시대 실물이 전해지는 것은 없었으며, 학계 관계자들은 1622년 인목대비가 부친 김제남과 아들 영창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불경 <금광명최승왕경>의 필사본에 연꽃과 연잎 줄기를 자수로 수놓은 표지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 자수불화인 <금직여래삼존백체불도> 길이 247.5cm, 폭 76.3cm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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