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총무원 집행부 주요 부·실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9일 단행했다.

조계종은 설정 원장이 이날 오전 총무부장에 전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 기획실장에 전 호법부장 진우스님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설정 원장은 새로 임명받은 스님들에게 "종단의 난관을 극복할 전환의 단초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설정 총무원장은 전날 집행부 부·실장 스님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한 데 이어 곧바로 교체 인사를 발표했다.

신임 총무부장 성문스님은 종협스님을 은사로 1970년 사미계를 받았으며, 법흥사·염불암·보명사·봉은사·동화사 주지와 제10·11·12·16대 중앙종회의원, 제16대 중앙종회의장, 중앙승가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1983년 조계종 살인사건에 의한 비상종단에서 중앙무대에 처음 등장한 성문스님은 시민연대와 수좌회가 여는 전국승려대회에 대응카드로 보인다. 성문스님은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복권에 앞서 진제 종정과 더불어 복권에 앞장서 온 친 서의현계의 대표주자로 1994년 개혁종단에서 멸빈된 서의현체제의 부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성문스님은 1994년 개혁종단 출범에서 구세력의 근거지였던 관악산 연주암을 종상체제에서 자승체제로 넘기는데 일조해 친자승파로도 분류됐었다. 

신임 기획실장 진우스님은 백운스님을 은사로 1978년 사미계를 받았지만 정대 전 총무원장으로 은사를 바꿨고, 고불총림선원과 용흥사 몽성선원를 거쳐 신흥사·용흥사·백양사 주지를 지냈고 총무원에서 사서실장과 호법부장을 역임했지만 중앙무대 주요 근거지는 자승 전 원장의 은사인 정대 총무원장으로 은사를 바꿔 기획실장을 역임했던 것이 계기이며, 자승 전 원장과 더불어 실천승가회에 소속됐다.

정대 전 원장은 은사로 둔 진우스님은 자승 체제의 연장으로 보여지며 신분상 형사처벌 경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대 중앙종회 설득에서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전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 등을 다룬 이후인 지난 5월 28일 임명됐다.

이들은 자승 전 총무원장 재임 기간에 각각 총무부장과 기획실장직을 맡았고 유일종단론에 의한 정부지원독식체제의 조계종성역화와 해종언론사태로 자승 체제 유지에 상당한 공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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