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가 영인본으로 낸 원측스님의 '무량의경소' 3권

일본 국보로 공개되지 않았던 오츠(大津)시 사이쿄지(西敎寺) 소장 신라 원측스님의 ‘무량의경소’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에서 처음으로 영인・간행됐다.

동국대에서 새로 낸 원측스님(613-696) 편찬 ‘무량의경소’는 <무량의경> 주석서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그간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간행을 주도한 동국대 ABC사업단은 최근 일본 천태진성종(天台眞盛宗)의 총본산인 사이쿄지(西敎寺)에 소장된 중세 일본 대장경 중에 ‘무량의경소’ 3권이 있어 이를 확인 결과 원측 스님의 편찬본 ‘무량의경소’로 판정해 책 전체를 원래의 모습대로 볼 수 있는 영인본을 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사이쿄지 소장 ‘무량의경소’가 신라 원측 스님이 찬술이란 애초 확인은 1960년대에 일본의 천태 학자인 다이라 료쇼(平了照) 씨에 의해 제기되면서 시작돼 일본의 유식학 연구자인 기츠가와 도모아키(橘川智昭) 씨가 이를 보완해 2008년 5월 한국학계에 보고했다.

동국대 사업단은 “사이쿄지의 ‘무량의경소’는 895년에 린쇼 스님과 그 제자들이 필사한 책으로 원측 스님이 찬술한 때로부터 약 200여 년 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가장 오래된 필사본일 뿐 아니라 거의 유일한 사본으로서 이 책이 없었다면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는 후대에 전해지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천태종 승려인 린쇼 스님이 유식학자인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를 필사하고 이후 일본 천태종에서 이 책을 소중하게 간직해 온 이유는 이 책이 천태종에서 중시하는 ‘법화경’의 개경(開經)으로서 법화삼부경 중 하나로 중시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 린쇼 스님이 필사한 ‘무량의경소’는 사이쿄지가 소장하고 있는 많은 옛 필사본 중 하나이지만 천년 이상 보존돼 1937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사이쿄지는 이 책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불교고전 원본 영인사업의 첫 성과로 이를 성사했다.

동국대학교 ABC사업단 부단장인 최연식 교수는 2008년 학술회의 현장에서 기츠카와 씨의 발표를 듣고 ‘무량의경소’ 연구를 시작해 2012년 한국과 일본의 불교문화교류에 대한 공동연구팀의 일본 시가(滋賀)현에 방문 때 ‘무량의경소’ 원본을 직접 대면했다.

최연식 교수는 2016년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에 참여하면서 한국 불교고전의 해외 유출본 원본을 영인 간행 사업을 제안해, 정승석 단장은 ‘무량의경소’ 영인본 간행 사업을 공식 사업으로 채택 이번 간행으로 첫 성과를 냈다.

이번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발행한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 영인본 간행 경과에 대해 상세한 과정은 오는 30일 발간 예정인 <불교학술원> 소식지 10호에 소개된다.

▲ 무량의경소 영인본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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