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담사에서 오현스님

 

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 대종사가 26일 입적했다. 승랍 60세, 세수 87세. 스님의 법명은 오현, 법호는 무산, 자호는 설악이다.

조계종 원로의원인 오현스님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10시 속초 신흥사에서 원로회의장이며, 다비식은 고성 건봉사 연화대에서 진행되며, 빈소는 신흥사에 마련됐다.

무산 오현 대종사는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문성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59년 직지사에서 사미계, 1968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 조계종 제8·11대 중앙종회의원, 제3교구본사 신흥사 주지, 계림사·해운사·봉정사 주지,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춘천불교방송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오현스님은 1968년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뒤 첫 시집 '심우도'를 비롯해 6권의 시집을 냈다.

조오현 시인으로 활동한 스님은 가람시조 문학상, 현대시조문학상, 남명문학상, 제19회 정지용문학상, 이승휴문화상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 DMZ평화상 대상, 제23회 조계종 포교대상 등을 수상했다.

스님의 저서로는 19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인 <아득한 성자>, <죽는 법을 모르는데 사는 법을 어찌알랴>, <적멸을 위하여>, <무문관>, <우리가 행복해 지려면>, <열흘간의 대화>(신경림 공저), <산에 사는 날에> 등이 있다. 

오현스님은 조계종의 최대 분규였던 1983년 총무원장의 주지 교체를 두고 벌어진  설악산 내설악의 백담계곡에서 벌어진 백담사 승려 살해 사건 당시 신흥사의 내분을 해결하고 신흥사 회주로 신흥사와 낙산사 백담사 중흥을 주도했으며, 1988년 겨울 백담사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배 은거' 이후 백담사 중창불사를 주도했고, 처음으로 백담사에 선방으로 무문관을 설립해 신흥사를 종합도량으로 승격시켰다.

이어 스님은 주석처인 백담사 입구 용대리 일대에 1996년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기반으로 만해마을을 조성하면서 만해사상선양회를 통해 매년 만해축제를 열고 만해상을 제정, 만해사상 국제화의 길을 열었다. 

지난해 초 식도암 수술 이후에도 자승 전 총무원장의 무문관 동안거해제 기자회견을 주관했고, 1994년 조계종 서의현체제 해제와 개혁회의 출범 파동 당시 조계종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언론과 정부 법조계 등에 대외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조계종 안정화에 기여했다.

스님은 출가전 왜관에서 학교 교사로 있으며 지난해 타계한 시조시인 백수 정완용에게서  시조를 사사받고 김천과 왜관을 오가며 시문학을 탐구했고 이후 출가 수행자가 됐으며, 평생을 김천에 거주하며 교과서에 처음으로 시조 '조국'을 올리고 백수를 누린 정완용 시인과 교우했고 정 시인은 직지사 관응스님과 오랜 교우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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