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명 공개를 거부한 H스님이 8일 참회정진을 시작했다. 해인사 출신의 H스님은 부천 지역에서 포교당을 운영하고 있다. H스님은 조계사 경내 정진이 막히자 일주문 앞에서 절을 올리며 참회 정진을 시작했다.(사진=불교닷컴)


“대한민국 불교를 대표하는 법보종찰 해인사가 패륜적 집단으로 세간에 희롱이 되고 종단의 최고 수장인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이 파렴치한 승려로 매도되어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승가나, 수행자들은 아직껏 가타부타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요.…불법의 지붕이 불타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도대체 보이지 않습니까”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개인 비위가 조계종단을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이게 했지만 청정승가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야권인 법륜승가회가 설정·현응 두 원장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고,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가 8일 ‘종단혁신기구’에 전권을 부여해 참담한 사태를 해결해 가자고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 승가 일원의 누구도 스스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명을 밝히지 않은 H스님이 8일 참회정진을 시작했다. 해인사 출신의 H스님은 부천 지역에서 포교당을 운영하고 있다.

H스님은 8일 오후 2시 15분께 조계사 대웅전 입구에서 ‘국민과 불자들에게 드리는 참회문. 그리고 종도들에게 고하는 글’을 낭독하고 참회정진에 돌입했다.

스님은 “불기2542주년 부처님오신날을 목전에 두고 빚어진 참화에 이렇듯 참담할 수가 없으며, 이렇듯 부끄러울 수가 없다”며 고개 숙였다.

H 스님은 “이름 없고 직함 없는 수행력 일천한 일개 승려가 한국 불교를 대신할 수 없고 대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먼저 참회 정진을 하면 제방의 스님들이 동참해 종단을 쇄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은 ‘불법에 대처승 없다’라는 정화 불사를 통하여 창종되었고,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3선 시도의 저지를 위한 4.10 승려대회로 종단 개혁불사가 이루어졌다”며 “이러한 역사는 모두 모두 청정한 화합 승가를 위하여 모든 승려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한국불교의 역사”라고 했다.

이어 “중 벼슬이 화마가 되어 1700년 불법문중을 송두리째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 일이겠는지요”라며 “불법의 지붕이 불타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도대체 보이지가 않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스님은 “촛불법회에서 승려대회 운운하였던 수좌회의 기상은 이미 충분이 알 수 있었지만 이것이 부모형제를 여의고 발심출가 한 수행자의 모습이고 이것이 진정 우리가 추구하였던 승가이었습니까”라며 “다시 한 번 모여 승려대회이던, 대중공사이던 우리 스스로가 주인으로서 주인답게 책임을 지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발로 참회하고 수행자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다.

아울러 H스님은 “원로의원스님들을 비롯한 책임을 감당할 자격이 있는 스님들께서는 시급하게 논의하고 대책을 세워 종단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강구하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의혹의 대상이 되어버린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은 이제 수행지심으로 백의종군하여 수행자의 위상과 명예를 회복하는 길로 나아갈 것”을 요구했다.

H스님은 “소납 수행력 일천한 일개 승려이지만 미력이나마 불조의 혜명을 잇고 불법중흥의 서원을 담아 거듭 대한민국의 국민과 불자님들 그리고 불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고 했다.

H스님은 참회 정진의 글 발표에 앞서 조계사 종무실을 찾아가 조계사 경내에서 정진하도록 협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조계사 측은 H스님에게 절 공간을 내어줄 수 없고, H스님 역시 경내에 머물지 못하도록 사찰 밖으로 내쳤다.

부주지 원명 스님은 H스님에게 “법명이 뭐냐, 본사가 어디냐”고 요구하면서 “조계사에 왔으면 최소한 예의를 지켜라. 기도하는 데 법당 가서 뭘하느냐. 나가라.”고 압박했다. 또 원명 스님은 “나는 도량을 지키는 책임자다. 나가라”고 요구했다.

H스님은 “경내를 나가면 괜찮다는 거냐, 경내를 나가겠다”면서 조계사 경내에서 나갔다.

원명 스님은 김형남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항의에 “스님들이 말하는 데 왜 나서느냐”고도 했다.

H스님은 “참회정진 동안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법명과 이력은 이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H스님은 현재(8일 오후 4시) 조계사 일주문 옆 화단 밑에서 대웅전 부처님을 향해 절을 올리면서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스님은 오는 15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같은 자리에서 1080배 참회정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H스님은 “참회정진을 하는 동안 제방의 많은 스님들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H스님 참회의글 전문.

국민과 불자들에게 드리는 참회문.
그리고 종도들에게 고하는 글

불기2542주년 부처님오신날을 목전에 두고 빚어진 참화에
이렇듯 참담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부끄러울 수가 없습니다.
수행자가 수행자다울 때 부처님의 가르침도 빛이 나고
수행자가 수행자답지 못할 때 부처님까지도 부끄럽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름 없고 직함 없는 수행력 일천한 일개 승려가
한국 불교를 대신할 수 없고 대표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믿고 싶지는 않지만 남북정상회담으로 한껏 달아오른 세간의 감동을 역행하는 큰스님들에 대한 지상파 방송의 의혹은 사실의 유무를 막론하고 온 국민과 불자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작금!
불법문중을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하여 세상의 희롱거리가 되어버리게 한 이 사태에 대해서는 누군가라도 머리 조아리고 잘못을 참회하는 것이 도리이겠기에 대한민국의 불교를 사랑하였고 염려하였던 국민들과 불자님들께 소납이라도 나서서 머리 숙여 참회 드립니다.

참회합니다.
참회합니다.
참회합니다.

종정스님, 원로의원스님! 중진대덕스님, 선배스님, 후배스님들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이익 되는 가르침을 펼치라고 하셨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세상을 부담스럽게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근대의 대한불교조계종은 “불법에 대처승없다,”라는 1차 정화 불사를 통하여 창종 되었으며,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권력 연장을 위한 3선 시도의 저지를 위한 4.10 승려대회로 종단 개혁불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모두 모두 청정한 화합 승가를 위하여 모든 승려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한국불교의 역사입니다.

그렇다면 작금!
대한민국 불교를 대표하는 법보종찰 해인사가 패륜적 집단으로 세간에 희롱이 되고 종단의 최고 수장인 총무원장과 교유원장이 파렴치한 승려로 매도되어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승가나, 수행자들은 아직껏 가타부타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요?
이러한 상황은 이미 총무원장 선거 이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음에도 종단을 이렇게 혼란 지경에 빠뜨리게 한 종회의원들은 모두 책임을 지고 해산을 하고 원로의원스님들께서도 이제는 국민과 대중의 눈높이에서 이해 될 수 있는 지혜로운 판단으로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 제방의 수좌스님! 선배스님! 도반스님! 후배스님!

옛 스님들의 말씀에 닭 벼슬만도 못한 게 중 벼슬이라고 하더니만 결국은 중 벼슬이 화마가 되어 1700년 불법문중을 송두리째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 일이겠는지요?
불법의 지붕이 불타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도대체 보이지가 않는 것입니까?

촛불법회에서 승려대회 운운하였던 수좌회의 기상은 이미 충분이 알 수 있었지만
이것이 부모형제를 여의고 발심출가 한 수행자의 모습이고
이것이 진정 우리가 추구하였던 승가이었습니까?

300만 불자 감소! 출가자 감소! 승가의 고령화!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교단의 안위가 절체절명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모두 우연처럼 다가온 현상이 아닐 것입니다.

수행자의 한사람으로서!
대한불교조계종의 한 구성원으로서!
종단과 선배 후배스님들께 고합니다.

다시 한 번 모입시다.
다시 한 번 모여 승려대회이던, 대중공사이던 우리 스스로가 주인으로서 주인답게 책임을 지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발로 참회하고 수행자로 돌아갑시다.

그리고 원로의원스님들을 비롯한 책임 감당할 자격이 있는 스님들께서는 시급하게 논의하고 대책을 세워 종단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강구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의혹의 대상이 되어버린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은 이제 수행지심으로 백의종군하여 수행자의 위상과 명예를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소납 수행력 일천한 일개 승려이지만 미력이나마 불조의 혜명을 잇고 불법중흥의 서원을 담아
거듭 대한민국의 국민과 불자님들 그리고 불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우선은 1차적으로 5월 8일부터 15일까지 한시적이나마 조계사에서 참회의 정진을 하고자 합니다. 소납의 참회에 뜻을 함께하는 도반과 선배스님 그리고 후배 스님들의 격려와 동참이 함께 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조계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조계사의 사부대중들께 협조의 말씀 드립니다.
소납은 일신의 명예를 위함이나 순간의 치기어린 감정으로 이 자리에 나선 것이 아니라 오로지 불조의 혜명을 잇고 불법 선양을 위한 참회의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이에 조계사 경내의 한 모퉁이에서 표시나지 않고 불법이 훼손되지 않게 참회 정진할 것이오니 애민히 여겨 정진에 방해되지 않도록 협조하여 주시길 분향삼배의 예로써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2018년 5월
불법문중 참회비구 합장

* 이 기사는 업무제휴에 의해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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