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피디(PD)수첩이 1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은처자 의혹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의 성추행 및 유흥업소 출입 의혹 등을 집중 보도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설정스님이 한 여승과의 사이에서 A씨를 출생했고 A씨가 설정스님의 큰형과 여동생, 둘째형 등의 집으로 계속 전입신고를 하다 의혹이 커지자 캐나다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또 설정스님이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모 스님을 제거해달라고 했다며 당시 설정스님의 육성 등도 공개했다.

PD수첩은 은처자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A씨의 은행계좌 내역을 공개하고 설정스님이 10년동안 13차례에 걸쳐 5800만원을, 누이동생이 1억2000만원을, 그외 조카와 또다른 여동생 등도 수시로 거액을 A씨에게 송금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설정스님 측은 앞서 “수덕사에 주지로 있으면서 많은 핏덩어리들을 입양시켰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설정스님의 재산 의혹과 학력 위조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조계종 측은 서울대 수료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사과했고 형의 소유인 한국고건축박물관이 부채로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가등기만 한 것이고 조만간 수덕사로 소유권이 넘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PD수첩은 이날 현응스님의 여신도 성추행과 유흥업소 출입 의혹 등도 제기했다.

PD수첩 측은 미투 게시판에 현응스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신도를 직접 만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현응스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다른 제보자의 폭로도 공개했다.

앞서 조계종은 이날 PD수첩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불교를 파괴하기 위한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MBC PD수첩 5월 1일자 방송 ‘큰스님께 묻습니다’ 예고편에 의혹 당사자로 나오자 당사자인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승복을 벗겠다”며, PD수첩에 대해 “직접취재도 없었고,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나를 음해하는 사건”이라며 “허위 글을 올리거나 허위 인터뷰를 한 자들 및 배후조정자들 모두 법적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응스님은 1일 본인의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문과 10페이지 분량의 PD수첩 방송중지 요청서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PD수첩이 방송을 하루 앞두고 현응스님의 성추문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예고편을 수정 공개함에 따라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PD수첩은 예고 영상에 기존에 밝힌 '설정스님 3대 의혹'과 더불어 현응스님의 성추문을 암시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영상에는 '유흥업소에 수천만원을 쓴 스님' , '봉사자 성폭력 의혹' 등의 문구가 등장했었다.

성폭력 의혹에 대해 현응스님은 “정체불명의 여성들을 내세운 음해”라며 “그 배후에 선학원이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지난 3월 모 사이트에 익명으로 올라왔다 삭제된 게시물과, 그에 대한 전 불교저널 편집장의 문자 등을  근거로 밝혔다.

스님은 “지난 3월 16일 모 사이트에 익명의 누군가가 본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당연히 허구조작이라 생각했는데 댓글이 달리고 내용이 점점 퍼져 3월 30일자로 형사고소를 했다. 해당 게시물은 운영자에 의해 단계별로 블라인드 처리된 상태”라며 “글쓴이가 잠적했지만 수사기관을 통해 신상과 배후자까지 거의 파악했다. 글쓴이는 선학원에 재직했던 사람이고 배후자는 선학원 스님”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련 문자를 공개에서 “(전략) 재직 당시 스님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상대의 실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MBC 측과 인터뷰를 진행한 성추행 피해자가 선학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조계종의 PD수첩 방영금지가처분 신청 과정에서 방송대본을 확인했다”고 전제한 현응스님은 “대본에 나오는 성추행 의혹 제기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은 과거 해인사에 거주 당시 승가대학 학인스님과 여러 날 여행 다녀온 것이 발각된 바 있다. 당시 해당 스님은 승가대학에서 퇴방조치 당하기도 했다”며 “공교로운 것은 그 학인스님은 최근까지 주소지를 선학원에 두고 있고, 의혹 제기 당사자 또한 선학원 직원으로 재직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 대본에 나오는 또 다른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또한 ‘유흥업소에 수천만 원을 썼다’는 PD수첩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이 유용한 것이 아니라 사찰의 필요에 의해 다양하게 사용한 것 이라는 반박을 내놓았다. 현응스님은 “(PD수첩에서 지적하는 해인사의) 법인카드는 당시 본인이 해당사찰의 주지였기 때문에 사찰대표인 본인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발급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 카드는 당시 주지였던 본인이 사용했던 카드가 아니라 실제 절 살림을 관장한 재무국장스님이 소지 관리하던 카드였으며, 재무국장스님뿐만 아니라 다른 국장스님들과 종무실장(일반직원)까지도 필요에 따라 사용했으며, 용도도 출장, 접대, 직원회식 등 다양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관련 의혹제기는 본인이 해당사찰 주지퇴임 이후 약 7년간 소위 ‘해인사정상화’ 과정에 본인이 앞장섰던 것을 이유로 당시 납골사업 추진하던 스님들이 본인을 매도하기 위해 꾸준히 제기했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사찰내의 분쟁과정에서 흔히 있는 음해일 뿐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며 “방송 대본에 의하면, 유흥주점 사장 두 사람의 인터뷰가 보이는데 그 내용이 허술하고 허위로 가득 차 있다. 언급되는 부분에서 ‘300만원’, ‘400만원’ 심지어 ‘1000만원’, ‘2차’ 등의 용어가 나온다. 하지만 해인사에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해명에서 유흥업소에서 해인사 법인카드를 사용한 그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밖에 방송 예고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본에는 포함된 문화재관람료 집행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PD수첩 나레이션에 ‘해인사 관람료 수입이 일년에 약 6억 5천만원이며, 이 중 53%인 3억 4천만원을 경상비로 자유롭게 사용한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밝힌 스님은 “아마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에 편승하고자 하는 시도 같다. 문화재관람료 제도도입취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문화재관람료 53%는 해인사 직원 약 60명의 월급과 관리직 승려의 약 40명의 월 보시 지급용도로 사용된다. 종단 감사를 수시로 받는 해인사로서는 재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응스님은 PD수첩의 취재방식을 문제 삼으며 지금이라도 방영을 금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방송 일주일 전 인터뷰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외에 직접취재도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은 만큼 취재원칙을 저버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방송 하루 전인 4월 30일 오후 4시 19분에야 담당피디가 최초로 내게 전화문자를 보냈다”며 "나에 대한 방송내용에서 허위사실이 드러난다면 최승호 사장은 방송계를 떠나기를 요구한다. 만일 나에 대한 방송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승복을 벗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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