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2015년 12월 말 현재 249만 명가량이다. 전체 인구의 4.8%, 국민 20명 중 한 명은 장애인이라는 이야기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원도 확대돼 장애인의 생활환경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경우가 많다.

경전에는 장애인이 여러 사람 소개되고 있다. 지금으로 치면 1급 시각장애인인 아나율은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이다. 아나율은 시공간을 초월해 무엇이든 볼 수 있는 천안통(天眼通)을 가졌다.

주리반특은 3년 동안 글귀 하나 외우지 못해 청소 같은 허드렛일만 하던 지적장애인이다. 청소와 빗자루만 외우며 정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정진한 주리반특은 청소 중 깨달음을 얻고, 대중들 앞에서 설법할 정도로 존경받는 수행자가 됐다. 샤마바티 왕비의 시녀였던 웃다라는 척추장애인이었는데, 법회에서 부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왕비에게 전해 다문(多聞) 제일로 칭송받았다.

흔히 장애를 전생의 업보라고 이야기 한다. 업보이므로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라고 가르치고 이해한다면 부처님이 경계하셨던 숙명론(宿命論)에 빠지는 것이 된다. 오히려 법문 중에 졸다가 부처님의 경책을 받고 부단히 정진해 천안통을 얻은 아나율이나 맡은 바 소임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정진해 깨달음을 성취한 주리반특처럼 자신이 지은 업의 과보는 어떻게 정진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것이 장애인을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이웃이자 도반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패럴림픽이 열린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장애인들의 축제다. 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여전한 편견과 차별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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