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태능(逍遙 太能, 1562~1649) 스님과 청매 인오(靑梅 印悟, 1548~1623) 스님은 승병장으로 유명한 청허 휴정 스님의 전법제자이다. 나라가 위난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쳐 중생구제에 앞장선 자비보살로 유명한 분들이지만, 그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선승이기도 하다.

학담 스님이 소요 태능 스님의 문집 《소요집》과 청매 인오 스님의 문집 《청매집》을 번역해 《소요 태능 선사를 다시 노래하다》와 《푸른 매화로 깨달음을 도장 찍다》를 펴냈다.

학담 스님은 600여 수에 이르는 두 스님의 선게(禪偈)를 단순히 우리 말로 옮기는데 그치지 않고 평창(評唱, 해설과 비평)을 더했다.

지은이 학담 스님은 2014년 《학담 평석 아함경》(한길사 간)을 펴내 남방 니까야 불전과 북방 대승경전을 통일적으로 해석하는 교판적 시각을 제시한 바 있다.

《청매집》과 《소요집》의 발간은 구례 연곡사 주지 원묵 스님의 발원으로 시작됐다. 소요 스님과 청매 스님은 연곡사와 인연이 깊다. 소요 스님은 임진·정유 두 번의 왜란 이후 연곡사를 중창한 공덕주이자, 이곳에 총림을 개설해 대중을 이끈 분이다. 청매 스님은 연곡사(실제로는 함양 영원암)에서 입적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연곡사와 인연이 깊다.

학담 스님은 서문에서 “조선조 불교는 억불숭유(抑佛崇儒)의 처참한 역사의 질곡 속에서, 많은 조사들과 승도들이 불조의 혜명을 잇고 법의 등불을 만대에 전승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승단을 지켜온 아픔의 역사이다. …자기 역사의 장엄한 인욕파라미타의 정진을, 우리는 그간 너무나 몰라하고 고작 중국 조사선 불교의 종파 타령이나 하고 지냈으며, 경허 이후 한국불교 문파 중심 선불교의 법맥 타령이나 하고 지냈다”며, “우리 불교 조사들의 유산을 이어받은 후학으로서, 조선조 불교에서는 순교성사인 허응 보우 선사, 환성 지안 선사, 청허 선사의 앞뒤 스승과 제자들의 문집 등을 발간해야 한다는 원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두 선사에 대한 학담 스님의 평창송은 조선조 중기 이후 사실상 단절돼온 선 게송 문학의 시대적 전승”이라며, “교리적 가르침과 조사선의 종지가 ‘둘이 없음〔不二〕’을 시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푼다리카 | 《소요 태능을 다시 노래하다》 3만 원, 《푸른 매화로 깨달음을 도장 찍다》 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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