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법인 영석학원 설립자 안채란 이사장에 동국대에 영석학원을 기부한다는 ‘기부합병협정조인식’을 가졌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시가 1,000억원 상당의 학교법인을 아무 조건 없이 모교에 쾌척한 이가 있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교법인 영석학원 설립자 안채란 이사장은 11월 23일 의정부 영석고등학교 1층 회의실에서 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과 영석학원·영석빌딩을 동국대에 기부한다는 ‘기부합병협정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동국대 상징 머플러를 두르고 나온 안채란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 가져온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삶을 마감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제 철학과 제 전부인 동국대가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 믿으며 영석 학원의 운영을 맡긴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또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사심 없이 애국하는 데 앞장서고 103년의 사학 동국대가 그 선두에 설 것이라 믿는다”며 “오늘 기부는 왔다 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다른 분들에게 같이 하자고, 발전되고 깨우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먼저 시범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은 “안 이사장은 평소 교육철학과 불법에 일찍 입문해 신심과 수행을 몸소 실천해온 분”이라며 “학교 곳곳을 둘러봐도 이 나라의 보탬이 되는 인재로 학생들을 키우는 정성의 흔적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정련 스님은 또 “이 지역 명문학교로 키우는 것이 안 이사장이 실천하는 무주상보시의 참뜻”이라며 “그 뜻을 잘 받들어 일류학교로 만들어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동국대측 설명에 따르면 이날 기부키로 한 경기 의정부시 영석고와 영석빌딩 등 토지와 건물은 공시지가 252억 원 정도, 시가로는 1,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을 통해 동국대에서는 안 이사장을 영석고 명예교장으로 추대하는 한편 안 이사장이 동국대 병원에서 평생 무상으로 치료 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예우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한 영석고는 추후 과정을 거쳐 가칭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부속 영석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꿀 예정이다.
▲ 이날 조인식에는 안채란 이사장과 정련 스님을 비롯한 양측 임원들이 참석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오면서도 동국대와 유독 인연이 깊은 안 이사장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출신(1954년 졸업)으로 행정대학원(1973년 졸업)과 교육대학원(1982년 졸업)에서 수학, 12년 동안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을 지냈고 6년 동안은 학교법인 동국학원의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또 모교 후배를 위한 장학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여 안 이사장의 이름을 딴 ‘채란장학회’ 등을 통한 장학사업과 ‘불교사상연구회’ 설립 등으로 모교 후배를 위한 사업 등으로 모교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날 조인식에는 영석학원측 안채란 이사장, 신국주 전 동국대 총장, 이종록 영석고 교장, 오종환 교감, 이동경 행정실장, 이명근 교무부장 등이 배석했고, 동국대측에서는 이사장 정련 스님, 상임이사 성관 스님, 법인 사무처장 종성 스님, 이선인 대회협력단장, 신관호 대회협력관 등이 배석했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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