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 박물관 ‘나한’ 특별전에 출품된 고려시대 나한도. 왼쪽부터 개인 소장 오백나한도(원상주존자), 보물 제1882-1호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오백나한도(진성주존자). <사진=동국대 박물관>

고려 고종 22년(1235), 23년(1236) 무렵 조성한 고려시대 나한도 10여 폭 중 국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4폭이 처음으로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동국대학교 박물관이 개교 111주년을 기념해 12월 8일까지 박물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하는 ‘나한 - 깨달음에 이른 수행자’ 특별전에서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시대 나한도 4폭 외에 청자로 만든 나한상 등 조각상 22점과 보물 제1367호 송광사 응진당 십육나한탱 등 회화·전적 13점을 선보인다.

고려시대 나한도 4폭은 나한의 신통력으로 몽골 침입을 물리치고자 조성한 오백나한도와 16나한도 가운데 일부다.

개인 소장 오백나한도(원상주존자)는 현존 오백나한도 중 유일하게 화기에 ‘인병속감(隣兵速減)’이란 문구가 남아있어, 고려 나한도가 국난을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음을 알려주는 자료다.

보물 제1882-1호 개인 소장 고려 십육나한도(제7 가리가존자)는 ‘국토○○(國土○○)’, ‘병신○(丙申○)’ 등 화기가 남아있어 고려 고종 22년(1235) 국난을 극복하려고 발원·조성한 나한도임을 알 수 있다. 이 나한도는 오백나한도와 별개로 16나한도를 조성했음을 알 수 있고, 현존하는 16나한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오백나한도는 가사의 표현, 특히 바위의 묘사가 소위 이곽파(李郭派) 화풍을 따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고려 고종 연간에 조성된 수묵 오백나한도로 추정된다.

이번 특별전에 출품된 유물 중에는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금선묘 석가설법도를 눈여겨 볼만하다. 금선묘 불화는 궁정 관련 인물이 발원·조성한 불화인데, 지금껏 두 점만 알려진 희귀본이다. 더구나 이 불화는 4점 밖에 전하지 않는 조선시대 전기 석가설법도 중 하나이다. 또 10대 제자가 등장하는 도상으로는 첫 사례이고, 청법자가 표현된 가장 오래된 불화라는 점도 가치를 더한다.

동국대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시대 나한도는 그간 국내에 국립중앙박물관에 4점 남아 있을 뿐 개인이 소장한 것은 없다고 여겨져 왔다”며, “이번 특별전은 개인이 소장한 고려시대 나한도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다시없을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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