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를 찾자는 말은 현대인의 방황과 갈등에 대한 지표로 제시되는 구호다. 거짓된 내 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진짜 나’를 찾아 희망과 행복을 일구자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진짜 나’를 찾으라는 가르침은 불교의 근본 주제다.

부처님이 성도(成道)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우루벨라 지방으로 전도에 나선 부처님은 어느 날 숲 속에서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때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왁자지껄하면서 무언가를 찾으며 숲 속으로 들어왔다. 그 중 한 젊은이가 부처님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이쪽으로 도망치는 여자를 보지 못했습니까?”

부처님은 대답 대신에 무엇 때문에 그러냐며 반문하셨다. 젊은이들은 근방 바라문의 자제들로서 각자 부인을 데리고 들놀이를 나왔다. 그 중 결혼하지 않은 젊은이가 있었는데 그는 유녀(遊女)를 데리고 놀이에 합석했다. 젊은 부부들이 놀이에 열중하는 틈을 이용해 유녀는 젊은이들의 재물을 훔쳐 달아났다. 이를 뒤늦게 안 젊은이들이 부리나케 유녀를 찾아 헤맸던 것이다. 연유를 들은 부처님이 젊은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도망친 여자를 찾는 일과 자기 자신을 찾는 일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급하고 소중한가?”

“그야 자신을 찾는 일이 더 급하고 소중하지요.”

한 젊은이의 대답에 부처님은 “그러면 내가 그대들에게 잃어버린 자기를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삼법인(三法印)과 사성제(四聖諦)를 설하셨다. 젊은이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경청한 후 모두 마음이 환희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 중에는 진실로 자신을 찾겠다며 출가를 결행하는 이도 있었다.

사이버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엔 ‘아바타’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아바타’란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바타를 이용한 가상사회에서의 삶이란 것도 결국 진실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창의와 자존심, 개성과 자유가 보장될 리가 없다.

‘진짜 나’를 찾을 때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삼법인과 사성제는 이를 일러주는 진리의 말씀이다. 따라서 2600년 전 부처님이 도망친 유녀를 찾아 헤매는 젊은이들에게 던진 질문은 ‘아바타’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일깨우는 경구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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