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은 지금 당장 총무원장 후보직을 물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력하기 바란다.”

<불교닷컴>이 설정 스님에 대해 은처자 의혹을 보도한 것과 관련 미래를 여는 승가연대(회장 · 종삼 스님, 이하 승가연대)가 10일 성명을 내고 총무원장 후보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승가연대는 ‘은처자 관련 보도는 청정비구승단 존립의 문제, 설정 스님은 지금 당장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마땅’이란 제하의 성명에서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종단 기구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여 비구종단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승가연대는 설정 스님 선대본부의 해명부터 의문점을 지적했다. 즉 “설정 스님 측에서는 <법보신문> 10일자 보도를 통해 엉뚱하게 전욱진에 대한 친자확인검사를 해명자료로 내놓았다. 유전자 검사 결과 형의 친자임이 확실하다는 보도다”면서 “과연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친자확인검사인지는 차치하고라도 <불교닷컴> 9일자 기사에는 전욱진의 이름이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딸을 거론했는데 난데없이 아들의 유전자 검사표를 내놓은 것은 생뚱맞다”고도 했다. 승가연대는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정도로 사생활 관련 의혹이 있음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승가연대는 “우리는 ‘막장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불교닷컴>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도 “사실 설정 스님은 이미 총무원장 후보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자필 이력서의 서울대 학력 위조와 현행법을 위배하면서까지 매매예약가등기를 하고 일부 재산이 조카 명의로 이전된 것 등은 종교단체의 지도자가 취할 행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승가연대는 “당장 국민의 눈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권력에 탐착한다면 그 과보를 피해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설정 스님은 지금 당장 총무원장 후보직을 물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승가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은처자 관련보도는 청정비구승단 존립의 문제
설정스님은 지금 당장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마땅”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설정 스님과 관련한 <불교닷컴> 10월 9일자 “친자확인소송 제게되자 소장 접수 거부한 설정스님”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우리 조계종단 뿐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경악과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종단 기구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여 비구종단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으로써 제방에서 청정하게 수행하시는 스님들의 명예를 수호하고 신도들의 굳은 믿음을 지켜내야 한다. 청정비구승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의 상식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보도가 나간 직후 설정스님 측에서는 <법보신문> 10일자 보도를 통해 엉뚱하게 전욱진에 대한 친자확인검사를 해명자료로 내놓았다. 유전자검사 결과 형의 친자임이 확실하다는 보도다. 과연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친자확인검사인지는 차치하고라도 <불교닷컴> 9일자 기사에는 전욱진의 이름이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딸을 거론했는데 난데없이 아들의 유전자 검사표를 내놓은 것은 생뚱맞다. 설정 스님 부동산 관련 기사의 댓글에 누군가 언급했다는 이유를 들어 뜬금없이 전욱진에 대한 해명기사를 이 시점에서 내놓은 배경이 오히려 궁금하다. 더욱이 기사를 보니 이미 지난 8월에 조카의 유전자검사를 진행했다.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정도로 사생활 관련 의혹이 있음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막장드라마’를 방불케하는 <불교닷컴>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의혹을 기사화한 <불교닷컴>에게도 진정 이 기사가 명백한 사실에 입각한 보도였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자칫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침소봉대되어 보도될 경우 한국불교와 종도들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설정 스님은 이미 총무원장 후보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첫째로 설정 스님은 학력을 위조했다. 본인은 주변에서 와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본인 자필로 ‘1974년 2월 서울대 농과대학 수료’라는 이력서를 작성해 온 것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둘째로 설정 스님 명의의 부동산과 관련된 의혹 역시 수행자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문제가 된 고건축박물관을 수덕사 포교당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매예약가등기를 했다는 해명을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백 번 양보해 납득하려고해도 강제집행면탈 등의 현행법 위반과 일부 재산이 조카의 명의로 이전된 것 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안은 일반 사회인도 엄중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데 하물며 종교단체의 지도자가 취할 행태는 결코 아니다.

이 두 가지 일만으로도 설정 스님은 수행자로서의 위의는 물론 종단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여기에 은처와 자식까지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니 종도들에게는 충격을 넘어 절망만을 안겨주고 있다. 학력위조 · 재산축적에 이어 은처와 자식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장 후보직을 고수한다면 권력에 눈먼 노탐이 아닐 수 없고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중죄를 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까지 적지 않은 종도들이 설정 스님을 존경하고 신뢰하고 있을 줄 안다. 올곧은 수행자의 모습으로 살아오셨으며 가슴을 울리는 가르침을 시의적절하게 던져주신 우리 종단의 자랑스러운 어른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설정스님이 끝까지 이런 어른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새롭게 출범한 한국사회는 지도자들에겐 전문성과 함께 엄중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종교계는 더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당장 국민의 눈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권력에 탐착한다면 그 과보를 피해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설정스님은 지금 당장 총무원장 후보직을 물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력하기 바란다. 또 학력위조와 재산축적에 대한 문제도 공개적으로 참회하고 수행자 본분의 자세로 돌아가 주길 충심으로 진언 드리는 바이다. 그것이 설정 스님이 지금까지 쌓아 온 수행자의 이력을 지킬 수 있는 일이며 우리 종단의 원로로서 영원히 존경받으며 살 수 있는 방책이다. 설정스님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거듭 촉구한다.

불기 2561년 10월 10일
미래를 여는 승가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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