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다 약인데
 그대들은 대체 무언가?"

운문중유일보(雲門中有一寶) [운문일보 雲門一寶]
운문화상이 대중에게 수시하기를 "이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꿰뚫고 그 속에 하나의 보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몸속에 있다. 등롱(燈籠)을 들고 불전(佛殿)에 갔다가 산문(山門)에 올려놓은 채 들고 돌아왔지."라고 했다. 《벽암록》 제62 《종용록》 제92

운문호병(雲門餬餠) [운문답호병 雲門答餬餠]
한 스님이 운문화상에게 물었다. "부처의 말도 조사들의 말도 너무 들어서 싫으니 그들이 하지 않은 한마디란 어떤 것입니까?" 운문화상은 즉시 "호떡!"하고 대답했다. 《벽암록》 제77 《종용록》 제78

운문고불노주(雲門古佛露柱) [운문노주상교 雲門露柱相交]
운문화상이 대중에게 말했다. "고불(古佛)과 기둥이 서로 교섭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작용인가?" 이에 대답하는 사람이 없자 운문 자신이 대답했다. "남산에 구름일자, 북산에 비 내린다."
《벽암록》 제83 《종용록》 제31

운문주고삼문(雲門廚庫三門) [운문유광명재 雲門有光明在]
운문화상이 수시하기를 "사람마다 불성의 광명을 지니고 있지만 일부러 보려 하면 캄캄하게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자, 너희들의 광명은 어떤 것이냐?"라고 했다. 아무도 말이 없자 운문화상은 "그것은 부엌과 산문이다."하고 다시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없는 것만은 못하지."라고 덧붙였다. 《벽암록》 제86

운문약병상치(雲門藥病相治)
운문화상이 대중에게 "약이 병을 고치고 병은 약을 다스리는 법이다. 온 세상이 다 약이다만 너희들 자신은 대체 무엇이냐?"고 말했다. 《벽암록》 제87

▲ 삽화=강병호 화백

운문수미(雲門須彌)
한 스님이 운문화상에게 물었다. "일념의 망상분별이 일어나지 않을 때도 죄과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운문화상은 이에 그저 "수미산!"이라고 답했다. 《종용록》 제19

운문백흑(雲門白黑)
운문화상이 건봉화상에게 물어 사(師)의 대답을 청했다. 건봉화상은 그것이 탐간(探竿)의 질문임을 꿰뚫어보고 “노승 있는데 와 있는지, 아직 도착 안했는지?”하였다. 운문화상은 "그렇다면 내가 늦었는가?" 하니 건봉화상은 "그랬던가, 그랬던가."하였다. 운문화상이 말하길 “후백(候白 남자도적의 이름)인줄 알았더니 한 수 위인 후흑(候黑 여자 도적 이름)이었군.”했다. 《종용록》 제40

운문성색(雲門聲色)
운문화상이 문하의 수행자들에게 수시하기를 “문성오도견색명심(聞聲悟道見色明心)이라, 관세음 보살이 돈을 가지고 호떡을 산다. 손을 떼니 그것은 만두였다.” 하였다. 《종용록》 제82

종성7조(鐘聲七條)
운문화상이 말하기를 “세계가 이렇게 광활한데 무엇 때문에 종소리가 나는데 7조 가사를 입는가?”했다. 《무문관》 제16

운문시궐(雲門屎橛)
운문화상에게 어느 한 스님이 물었다. “부처란 어떤 것입니까?” 운문화상이 답하길 “마른 똥막대기니라.”라고 답했다. 《무문관》 제21

75. 서암사언(瑞巖師彦 ?∼? 靑原下)

태주서암의 사언선사는 민 사람으로 속성은 허(許)씨이다. 어릴 적에 출가하여 암두전할선사를 뵙고 영오(領悟)했다. 다시 협산(夾山)에 시참하고 이윽고 태주단구의 서암산에서 살았다. 항상 반석(磐石)위에 우직하게도 종일토록 앉아있었다. 스스로 주인공이라 부르고 또 거기에 응하는 즉 자문자답하여 “정신차려라.”했다. “후일 남에게 속지말라.”고 당부한 후 입적했다. 본산에 탑을 세우고 공조선사(空照禪師)라 시호했다.

암환주인(巖喚主人)
서암의 사언화상은 매일 스스로 “주인공!”하고 부르고 스스로 “예!”하고 응낙한 후 이내 말하기를 “정신 차려라. 후일 남에게 속지 말라.” “네네, 알았습니다.”하고 자문자답했다. 《무문관》 제12

서암상리(瑞巖常理)
서암화상이 암두선사에게 물었다. “본상(本常)의 이(理)란 어떤 것입니까?” 암두선사는 “동(動)이다.”고 대답했다. 서암화상이 다시 “동일 때는 어떠합니까?” 엉뚱한 질문을 했다. 암두선사가 “본상의 이를 모르는군.”했는데 서암화상이 생각에 잠겨 서 있었다. 암두선사는 “수긍(首肯)한다면 아직 근진(根塵)을 벗지 못했으며 수긍할 수 없다면 영겁 생사에 잠기리라.”하였다. 《종용록》 제75

-선학원 총무이사 · 아산 보문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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