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불 스님이 “수행과 전법 중심으로 종단을 운영하겠다”며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보시·시주 중심 재정 확충…승려복지시스템 완비
집행부-종도간 소통구조 확립…4차 산업혁명 대비


“수행과 전법 중심의 종단 운영으로 1000만 불자시대를 다시 열겠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9월 18일 오전 11시 서울 가회동 안국선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수불 스님은 기자회견에서 자승 총무원장과 총무원 집행부를 향해 “참회와 화합으로 종단을 바로 잡아야 할 분들이 남을 탓하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위법망구 정신을 봉대하고 위기에 빠진 종단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수많은 억압과 불이익을 감내하며 총무원장 선거에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출마선언문>에서 종단 운영 기조를 교구와 수행, 전법 현장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총무원은 부처님 법과 종헌·종법에 의거해 행정절차를 집행하고, 사부대중의 수행과 전법, 복지를 뒷받침하는 본분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종단 운영의 방점을 교구 및 수행, 전법의 현장에 두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교구 분담금을 줄이고, 각 교구가 보시 모연으로 신도시에 전법도량을 적극 개설해 나가야 한다.”며, “교구본사들이 신도시에 전법도량을 세우도록 총무원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포교원과 교육원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스님은 “승가교육, 수행, 전법 기관·단체 등 현장 중심 인력과 예산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300만 불자가 이탈한 것에 근본적인 성찰과 대안을 마련해 수행과 전법, 교육, 문화, 사회복지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총무원 인력과 재정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수행위원회와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종단이 수행과 전법의 중심이 되고, 이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이 실천되는 불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제방 선지식을 중심으로 조계종 수행위원회를 발족시켜 바른 수행 지침과 교재,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교 수행의 국내외 흐름을 파악하고 분석해 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승려복지시스템 완비도 종단 운영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 수불 스님
스님은 “출가 수행자들이 수행과 전법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승려 복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승가복지기금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종단의 재정 기반을 보시와 시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사, 불공, 복전함, 문화재구역입장료, 국고 보조금이 아니라, 스님들의 지계와 수행, 그리고 사부대중의 전법행을 통한 보시와 시주가 종단 재정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백장청규와 봉암사 결사 정신을 되살려 수행과 전법 중심으로 자작자수하는 종풍을 되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종도와 소통’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최근 종단 지도부와 종도들의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종단과 종도 간 상시적인 소통구조를 확립하고 논의과정에서 나오는 의견을 종책에 충실히 반영해 사부대중에 의한 화합 종단을 구현해 가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도 종단 운영 기조 삼을 것임을 천명했다. “급속한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스님은 “‘간화선’이라는 위대한 수행전통을 가지고도 세계적인 참선 명상 붐에 걸맞는 종책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계종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스님은 대안으로 “포교당으로 전락해 버린 국제선센터를 간화선을 세계에 홍포하는 전문 기관으로 바로 세우고, 세계 명상마을과 전국 총림, 시민선원, 세계 선센터들과 연계해 선 명상 한류 인프라를 조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재, 지도인력 양성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우리나라에 선법이 전래된 지 12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세계불교지도자 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또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과 종도화합을 발원하기도 했다. 스님은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는 종전 방식대로 진행하되 36대 선거부터는 종도 다수의 뜻이 반영도길 바란다”며, “적폐청산을 외치는 종도들이 서로 존중·협력해 화합승가의 본래 면목을 속히 회복하고 1000만 불자시대를 다시 열어가는 길에 함께 나아가기를 발원”했다

수불 스님은 총무원장선거대책위원회와 종책은 차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 불교광장 대표 종삼 스님(전 화엄사 주지), 전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 전 중앙승가대학 교수 미산 스님, 전 해외특별교구장 휘광 스님, 종회의원 정산·선광·태관·환풍·덕산·설암·화림 스님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수불 스님은 지명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5년 범어사에서 지유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77년 고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78년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1979년부터 10년간 제방 선원에서 수선 안거했다. 1989년부터 안국선원장을 맡고 있으며 제14교구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부산불교연합회장, 불교신문사 사장, 사단법인 불국토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불교미래포럼 통섭, 문경세계명상마을 공동추진위원장, BBS불교방송 이사, 부산 불교방송 사장,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BTN불교TV 이사를 맡고 있다.조계종 종정 표창(2009년, 2012년)과 종정상(2013년), 대원상 포교대상(2015년), 부산지방경찰청장 감사장(2015년), 국가보훈처장과 국방부장광 감사장(2014년), 보건복지부장관상(2003년), 문화관광부장관상(2004년)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황금빛 봉황이》, 《흔적 없이 나는 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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