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은 과연 서울대를 졸업했는가? 또는 수료했는가? 이에 대한 논란이 최근 조계종단 내에서 크게 일고 있다. 교계 인터넷매체 <불교닷컴>과 본지가 설정 스님의 학력이 가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하면서 이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이러한 관심은 설정 스님이 10월 12일 치러지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단 안팎에서는 과연 설정 스님이 언론에 그간 보도된 대로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본지와 <불교닷컴>의 보도가 나간 이후 며칠이 지나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침묵이 보도를 수긍하는 긍정의 뜻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설정 스님은 자신의 학력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현상황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 나서 사실여부를 해명해야 한다. 만일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진정으로 대중 앞에 공개 참회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35대 총무원장 후보 출마의 뜻을 당장 접어야 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했거나 수료한 게 맞는다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공개해야 마땅하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설정 스님을 “30대 검정고시를 통과해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한”이란 관용구로 소개해왔다. 실제로 설정 스님은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입학과 관련한 답변을 통해 자신이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마치고 서울대에 입학했다고 답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4월 한 작가가 펴낸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설정 스님 대담집에서도 서울대 입학 이야기가 나온다. 대담집은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다’라는 소제목으로 설정 스님이 서울대에 들어가게 된 경위와 학교생활을 언급하고 있다. 무려 10쪽에 걸쳐 이루어진 이 내용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설정 스님이 서울대 농과대에 입학했고 졸업한 데 대해 의심의 여지를 품을 수가 없다.

그런데 <불교닷컴>이 취재한 결과 설정 스님이 서울대를 입학하고 졸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닷컴>이 학력문제에 대해 취재를 한 것은 조계종 총무원장 예비후보 검증차원이다. <불교닷컴>은 보도에서 “1990년에 발행한 서울대학교 동창회 회원 명부, 2002년에 발행한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서울대 인명록 등에도 설정 스님 속명은 적혀 있지 않다. 이 책자들은 서울대 설립 이후의 졸업생부터 명단이 수록돼 있다. 설정 스님이 밝힌 ‘수료’에 무게를 둘 경우 입학은 했으나 졸업하지 않아 각종 명부에 없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입학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학교 동문 등의 주장과는 엇갈리고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고 했다. 이는 100%확신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설정 스님이 직접 해명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대를 입학했느냐 아니냐 하는 팩트(fact)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설정 스님은 이번 서울대 학력 문제를 한 치라도 속이거나 감추려 해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 사부대중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며 또 다른 변명으로 이를 덮고 가려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와 정치 지도자는 엄중한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종교지도자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이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겸비해야 한다. 종교지도자란 국민들의 정신적 스승으로 역할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설정 스님은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본인도 총무원장에 남다른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마당에 서울대 학력문제는 본인이 꼭 해명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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