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이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있는가?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했다면 어느 학과에 입학했는가? 또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한 사실이 있는가?

최근 서울대를 나왔다는 설정 스님의 학력논란과 관련해 교계단체가 조계종 총무원과 설정 스님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해달라며 공개질의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와 바른불교재가모임은 5일 ‘서울대학교 졸업자로 알려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출마예정자 설정 스님 학력에 관한 공개질의’를 발표하는 한편 설정 스님과 조계종단에 공개요청문을 발송했다.

이들은 공개요청문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는 현 자승 총무원장의 8년 재임기간 동안 불자 300만 명 감소와 고위층 승려들의 사실혼, 도박, 금권선거 등 각종 추문으로 어느 때보다 도덕적인 인물이 총무원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현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께서 총무원장에 출마한다는 의사를 굳혔고, 불교계 일부언론에서는 대세가 되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대표와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원장이 서울대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정 스님 입학사실을 묻는 공문을 접수하고 있다.

이어 “설정 스님은 1994년 이래 언론보도와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의 약력 소개를 통해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수재로 밝혀져 있다”면서 “바른불교재가모임과 교단자정센터는 설정 스님이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다닌 사실이 없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확인한 결과, 서울대학교 졸업생 명부에 없을 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다녔다고 보도된 1972년 경부터 1977년경까지의 시기 동안 위 학과를 다녔던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에게 확인하여도 설정 스님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는 기억을 갖고 있는 동문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공개질의를 통해 “설정 스님은 평범한 사람도 아닌 성직자이고, 불교계에서 선승으로 추앙받는 덕숭총림의 방장인 만큼, 허위학력 여부는 엄정한 잣대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설정 스님의 서울대 졸업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음에도 그간 설정 스님이 △1994년 11대 종회의장으로 선출될 당시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고 공지되었으며(불교신문 인터뷰 기사) △1996년 12대 종회의장 선출될 당시에는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교를 졸업했다고 공지되었고(불교신문 인터뷰 기사) △2004년 언론보도에서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가 이루어진 이래 일관된 2016. 4. 까지는 서울대 원예학과 1976년 졸업으로 모든 보도가 통일되었다는 점을 적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2016.4.28. 발간된 자신의 자서전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하여 출판사가 동시에 배포한 서평에서 “1977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원예학과 재학 중 벽초 스님의 부름을 받고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발표된 이래, 그 시점에서 현재까지 1976년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와 1977년 서울대 원예학과 재학 중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보도가 혼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들은 앞서 공개질의 내용 이외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한 연도가 어떻게 되는지, 공개된 학력이 사실과 다르다면 실제 학력은 어떻게 되는지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설정 스님이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녔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방송통신대는 2년제 초급대학으로 학사학위가 발급되지 않아 학사학위가 발급되는 종합대학인 서울대학교와는 엄연히 별개의 교육시설이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설정 스님이 서울대 학력을 계속 내세우던 과정에서 2014년 재단법인 선학원과 수덕사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선학원 측에서 학력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하자,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하지 못한 것으로 학력문제가 다시 변한 게 아니냐고 추정했다.

이들은 설정 스님에게 요청 드리는 사항을 통해 “거짓으로 쌓은 성이 오래 갈 수 없는 바, 덕망있는 선지식으로 추앙받고 있는 설정 스님께서는 즉시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시라”고 주문했다. 또한 “만일 세상에 알려진 학력이 지금껏 부풀려졌다면, 최소한 자신이 이를 고치려 들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참회하고, 설정 스님이 저서에서 말씀하신 그 뜻대로(“어떤 학교를 나왔는가보다는 어떤 심성을 가지고 있는가가 소중하다”/어떻게 살 것인가 71쪽, “남에게 자랑하기 위한 공부를 하지 말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공부를 해라”/같은 책 101쪽)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가장 평범한 수행자로 돌아가실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조계종단에 대해서도 이들은 원로회의와 중앙종회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들은 원로회의 의장에게 “설정 스님은 조계종의 원로의원이다”면서 “수행자의 허위학력문제로 부처님의 혜명이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 조계종단 수행자에게 진실을 밝히도록 유시를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앙종회 의장에게는 “중앙종회를 소집해 진실을 밝힌 수행자들이 참회의 길을 열어주는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기존에 지녔던 세속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였던 수행자들마저도 학벌을 소중히 여긴다면 국민들의 기대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면서 “우리는 출가수행자들의 허위학력 여부를 엄격히 검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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