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 실상사 건칠불좌상 3D-CT 모습. <사진=불교문화재연구소>

남원 실상사 건칠불에서 고려시대 사경이 발견됐다.

실상사(주지 응묵)와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는 실상사 극락전 건칠불좌상과 보광전 건칠보살입상을 3D-CT 촬영한 결과, 불상 머리 안에서 뽕나무로 만든 종이에 은가루로 경전을 베껴 쓴 고려시대 상지은니대반야바라밀다경(桑紙銀泥大般若波羅密多經)을 발견했다고 5월 24일 발표했다.

수습된 사경은 《대반야경》 600권 가운데 권제396에 해당한다. 사경에 이장계(李長桂)와 그의 처 이씨(李氏)가 시주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선친의 명복과 집안의 재액을 물리치기 위해 조성한 사경임을 알 수 있었다.

조사 결과 금박층 아래에서 제작 당시 원형을 확인했으며, 두 상은 동일한 양식으로 조성된 삼존불상임도 밝혀졌다.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개금으로 변형된 불상을 표면의 개금층을 제거하지 않고, 비파괴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방법을 이용해 원형을 찾아내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밝혔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3년부터 문화재에 대한 비파괴 광학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6년 남원 실상사 건칠불상과 건칠보살상을 3D-CT 촬영했다.

3D-CT촬영은 현재 가장 진보적인 비파괴 조사기법이다. 이번 조사는 불상에 대한 국내 최초의 조사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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