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을 우리말로 옮겨 보급해온 사단법인 고요한소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중도, 이 시대의 길’을 주제로 4월 15일 오후 1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중도포럼 2017’을 개최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을 좌장으로 6명의 교수가 주제 발표한다.

양형진 고려대 교수는 ‘진화하는 자연의 시공간적 연기구조와 중도’에서 현대과학으로 불교의 중심 사상인 중도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무아와 무상의 존재자가 상입하면서 펼치는 창발적인 연기로 인해 생명세계를 포함한 우주 전체가 진화한다”며, 쌍차쌍조(雙遮雙照)의 중도, 법계연기에서의 중도 등을 통해 “자연세계가 보여주는 시공간적 연기구조가 그 자체로 무아이고 무상이며, 연기이고 화엄이며 중도”임을 밝힐 예정이다.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교수는 ‘화쟁과 정도(正道) 그리고 중도’에서 가장 적절하고 올바른 길의 기준이 중도임을 제시한다. 홍 교수는 “중도는 여러 극단의 산술적 평균이 아니라 각각의 경우에 있어서 가장 적절한 길을 뜻하며, 화쟁은 주장들의 옳은 점들만을 골라 모아 가장 적절한 견해를 새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지적하고, “가장 적절하고 올바른 길의 기준은 최고의 깨달음과 열반을 산출하는 원리인 중도의 원리”라고 밝힐 예정이다.

임승택 경북대 교수는 ‘긍정성 과잉의 문제와 중도’에서 “중도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양면성을 의미하며, 세간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출세간의 문이 열려 있음을 드러내는 것”임을 설명한다.
임 교수에 따르면 “중도란 쾌락이나 고행에 빠지지 않는 실천적 길이자 그것을 넘어선 초월의 길”이며, “중도의 실천은 세간과 출세간을 아우르는 것”이다. 임 교수는 세간적인 중도 모색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취업난, 국정농단 등 사회적 이슈와 결부될 수밖에 없는데, 이슈는 부정성 혹은 ‘나쁜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임 교수는 또 “출세간적 중도는 역사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인데, 이것은 생각이나 견해를 내려놓음으로써 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이러한 출세간적 삶의 열쇠가 되는 것이 인지적 탈융합을 가져오는 사념처”라고 강조한다.

백도수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도의 이해 틀에 관한 고찰’에서 해석학적 개념과 비유와 은유 등 수사학적 방법, 중도의 목적, 대상이나 제법 관계를 통해 중도를 이해하는 방법을 찾고, 중도의 현실적 의미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유미 박사(스리랑커 캘라니야대학)는 ‘니까야를 바탕으로 한 생활 속의 중도 실천’에서 니까야에서 중도 이해와 실천 방도를 찾아본다.

이 박사에 따르면 중도와 팔정도는 모두 ‘도’를 의미하지만 중도는 진리(sacca), 팔정도는 길(magga)이다. 진리인 중도는 ‘추상적 올바름’으로, 가르침인 팔정도는 ‘구체적 올바름’으로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팔정도는 중도를 ‘참사람(sappurisa, 眞人)’의 기준에 맞추어 설한 것이고, 부처님의 발자취(paṭipadā, 足跡)를 따라가는 ‘성스러운 길’(ariyamagga)인 것이다.

김재성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도와 초기불교 수행’에서 《전법륜경》에서 쾌락과 고행의 양극단에 빠지지 않는 ‘중(中)의 실천’으로 제시된 팔정도를 기본으로 초기불교의 다양한 수행법과 중(中)의 실천과의 관계를 고찰할 예정이다.

고요한소리 관계자는 “극단적 이념 갈등과 물질적 풍요로 심화된 사회적 갈등, 과학의 발전으로 더욱 노예화 되고 있는 인간 등 2,500년이 넘는 불교 역사 속에서 오늘날처럼 중도의 가르침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도 없을 것”이라며, “인류의 극단적 위기를 호기로 바꿀 수 있는 지혜가 팔정도이고, 일체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속적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이 중도사상임을 이번 포럼을 통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요한소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최제용 씨의 사회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념행사에서는 이숙경 회원의 화선무 축화공연, 하주락 고요한 소리 공동대표의 개회인사, 감사장 수여, 고요한소리 회주 활성 스님 법문, 변영섭 고요한 소리 공동대표의 감사인사,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의 축하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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