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 “불자야! 모든 보살은 때를 따라 헤아릴 수 없는 화신(化身)1)을 드러내며, 혹은 홀로 짝 없이 몸을 드러낸다. 혹은 사문2)의 몸을 드러내며, 혹은 바라문3)의 몸을 드러낸다. 혹은 고행하는 몸을 드러내며, 혹은 튼실한 몸(充盛身)을 드러낸다. 혹은 의왕(醫王)4)의 몸을 드러내며, 혹은 상주(商主)5)의 몸을 드러낸다. 혹은 깨끗하게 생활하는(淨命) 몸을 드러내며, 혹은 욕망을 따르는 (好樂) 몸을 드러낸다. 혹은 제천(諸天)6)의 몸을 드러내며, 혹은 공교기술(工巧技術)7)의 몸을 드러내어, 모든 촌영, 성읍, 왕도, 취락의 중생 처소에 나아가 그 응하는 바를 따라 다양한 형상과 위의와 음성와 언론(言論)과 주처(住處)8)로 일체 세간에 제망9)과 같이 보살행을 행한다.” -화엄경(華嚴經)

266.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신통력을 얻은 까닭에 허공중에 혹 가고, 주하며, 앉고, 눕고, 숨고, 나타낸다. 혹은 한 몸은 나타내고, 혹은 여러 몸을 나타낸다. 담장을 뚫고 다니기를 허공과 같이 하며, 허공 가운데 결가부좌하여 오고 감을 나는 새와 같이 자재한다. 물에서처럼 땅에 스며들고, 땅에서처럼 물을 밟는다. 전신 상하에서 연기와 불꽃을 온통 뿜어내어 큰 불길과 같이 하며, 혹은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진다. 혹은 그 몸을 나타내어 높이가 범궁(梵宮)10)에 이르며, 혹은 소향운(燒香雲)11), 광망운(光網雲)12) 등을 나타낸다. 혹은 일념 가운데 무량한 세계를 지나 여러 부처님 앞에서 설법을 들으며, 하나하나의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무량한 차별신(差別身)13)을 나타내어 하나 하나의 몸에 무량한 공양의 구름(供養雲)을 내리게 한다.” -화엄경(華嚴經)

267. 여래의 법신은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가지도 오지도 않는다. 거울의 상(像)과 같으니, 세간에 보이는 바는 모든 중생의 다양한 신력(信力)을 따라서 여러 다른 몸을 나타내신다. -불경계경(佛境界經)

268. 부처님의 몸은 쇠하고 늙음이 없고, 단지 여러 덕이 있을 뿐이다. 몸에 쇠함과 늙음을 나타내심은 세간의 습속(習俗)을 따름이다. -내장백보경(內藏百寶經)

269. 여래의 몸체는 금강(金剛)과 같다. 모든 악이 이미 끊어지고, 여러 선이 두루 모여 있다. -유마경(維摩經)

270. 몸은 모든 보살행의 근본 의지처이다. 그 몸을 의지하는 까닭에 광명과 신통이 드러난다. -십지론(十地論)

271. 물어 가로되, 모든 부처의 법신(法身)이 색상(色相)을 떠난 것인데 어찌하여 색상(色相)14)을 능히 드러내는가?
답하여 가로되, 즉 이 법신이 색(色)15)의 체(體)인 까닭에 능히 색(色)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신론(起信論)

[각주]
1)화신(化身, Nirmāṇa-Kāya): 변화신(變化身).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님이 스스로 변현(變現)하여 중생과 같은 모습으로 몸을 나타내는 것.
2)사문(沙門, śramaṇa): 승려.
3)바라문(婆羅門, brāhmaṇa): 인도 사성(四姓) 중 최고위. 힌두교의 성직 계급.
4)의왕(醫王); 불, 보살을 말함. 불, 보살이 중생의 번뇌병을 치료하여 깨달은 경계에 이르게 하는 것이 마치 명의(名醫)가 중환자에게 약을 써서 고치는 것과 같다는 뜻.
5)상주(商主): 대상(隊商)의 우두머리.
6)제천(諸天): 온갖 신.
7)공교기술(工巧技術): 기예(技藝), 기적, 주술(呪術).
8)주처(住處): 살고 있는 곳.
9)제망(帝網): 제석천(帝釋天)의 보망(寶網), 인다라망(因陀羅網). 제석천에 있는 보배 그물. 낱낱 그물 코마다 보주(寶珠)를 달았고, 그 보주의 한개 한개 마다 각각 다른 낱낱 보주의 영상(影像)을 나타내고, 그 한 보주의 안에 나타나는 일체 보주의 영상마다 또 다른 일체 보주의 영상이 나타나서 중중무진(重重無盡)하게 되었다 함. 화엄에서는 이것을 일(一)과 다(多)가 상즉상입(相卽相入)하였다고 말하는 적당한 전례로 들고 있다.
10)범궁(梵宮): 범천의 궁전.
11)소향운(燒香雲): 피우는 향으로 이루어진 구름.
12)광망운(光網雲): 빛이 그물처럼 얽힌 구름.
13)차별신(差別身): 여러 가지의 몸.
14)색상(色相): 겉으로 나타나 볼 수 있는 육신의 모습.
15)색(色): 중생의 마음에 비친 불신(佛身)의 여러 가지 형상.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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