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불교위원회 회원 정원 스님이 1월 7일 오후 10시 30분 경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북쪽 열린시민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구속과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 및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등을 외치며 소신공양했다.

스님은 소신 직후 119구급대에 의해 혜화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온몸 70% 이상 3도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병원 측에 따르면 스님은 기도, 폐, 심장, 신장 등을 심하게 다쳐 의식 불명 상태이다. 심장은 뛰고 있으나 자력으로 호흡할 수 없어 기도를 절개하고 관을 삽입해 인공호흡하고 있다.

스님이 활동하던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를 주축으로 구성된 ‘정원 큰스님(비구) 분신 항거 비상대책위’(위원장 박교일, 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의료진은 스님의 사망 확률이 90% 이상이며, 기도 상태 등에 비추어 8일을 기준으로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족은 스님의 평소 유지를 받들어 연명 치료와 화상 치료 전문 병원으로 이송은 하지 않기로 했다.

유족으로부터 치료와 장례절차 일체를 위임받은 비대위는 9일 새벽 확대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스님이 입적하면 비대위를 범국민장례위로 전환하고, 발인은 박근혜 대통령 구속 시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스님이 소신 전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에게 △박근혜 정권의 부정선거 규명과 내란 범죄 처벌 △한·일간 위안부 합의 및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사드 배치 반대 △세월호 사건의 완전한 진실 규명 △자주 평화 통일 완성 등 4가지 당부 말을 적은 노트를 남겼다”며, 스님이 남긴 글을 인용해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에게 힘을 주기 위해’ 소신공양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이 소신한 직후 열린시민광장에서는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제도화된 수사로 소신공양을 수식하지 마라. 나는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 ‘소신공양으로 장기기증 못함이 아쉽습니다’ 등의 글이 적힌 쪽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은 또 소신 직전인 오후 8시 2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벗들이여, 그동안 행복했소. 고마웠소. 고마운 마음 개별적으로 하지 못하오. 메시지 다 지웠고, 이 글 올리는 즉시 초기화할 것이오. 사랑하오. 민중이 승리하는, 촛불이 기필코 승리하기를 바라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을 반드시 몰아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정의가 바로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촛불은 가슴에서 불붙여 활활 타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안녕. 부디 승리하여 행복해지기를…”라는 소신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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