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와 운문사 강원의 최초 비구니 강사이자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사였던 세주 묘엄 스님의 일대기가 나왔다.

천진불과 어린이들, 일반 불자까지 스님의 생애와 수행기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화 형식을 차용했다. 《행복한 명상카툰》 등 여러 일러스트와 만화 작업으로 불자들에게 친숙한 배종훈 작가가 쓰고 그렸으며, 감수는 이미령 전 동국대 역경위원이 봤다.

묘엄 스님은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승이자, ‘청담 스님의 딸’로도 널리 알려졌다. 출가 초기에 당대 최고의 선사인 성철 스님의 선(禪)과 자운 스님의 율(律), 그리고 운허 스님의 경(經)을 모두 전해 받았는데, 이는 20세기 불교사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기에는 세 분 큰스님이 묘엄 스님을 통해 한국불교의 발전에 꼭 필요한 비구니 지도자를 키우기 위한 계획이 숨어 있었다.

이 책에는 ‘내가 아는 것을 모두 가르쳐주겠다’며 출가의 길로 이끈 성철 스님, 공부하고 싶은 열정으로 스스로 봉암사를 찾아간 어린 묘엄, 어떤 억울함도 견디라고 매섭게 꾸짖은 아버지 청담 스님과의 일화 등 한국불교사에 정진과 수행의 모범을 세운 비구니 묘엄 스님의 탄생 과정이 단순하고도 말랑한 그림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엄격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불교 수행자의 이야기를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부드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것이 바로 만화의 힘이다.

▲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 스님》 중 한 장면.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 스님》은 묘엄 스님 입적 5주기를 기리는 후학들의 그리움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봉녕사 주지 자연 스님은 발간사에 “묘엄 스님의 열반 제5주기를 맞이해서 우리 천진불들과 여러 어린이들, 우리 불자들까지도 다시 한 번 큰스님을 기억하기 위해,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발원하면서 묘엄 큰스님의 삶을 만화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상권만 발간됐고, 2017년 4월 한국불교 비구니의 위상을 정립한 묘엄 스님의 인생 후반기를 담은 하권이 출시될 예정이다.

불광출판사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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