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5월말 발표한 ‘2005 인구주택총조사’는 불교가 한국 종교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여전히 우월적 지위에 있음을 재확인 시켜주는 조사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은 종교(53.1%)를 갖고 있으며, 종교를 갖고 있는 인구 5명당 1명(22.8%)이 불자라는 사실은 불교가 한국종교의 주류임을 방증한 것이다.

한동안 불교인구와 각축을 벌이던 개신교 인구가 지난 1995년과 비교해 1.6%(14만3898명) 감소한 것을 보면 최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던 ‘수행열풍’과 ‘불교바람’이 허수가 아님을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조사는 불교가 한국종교계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위치를 다른 종교에 침식당하거나 언젠가는 선두 자리도 내어줄 수도 있다는 한국불교 ‘포교 적신호’로도 해석된다.

수적 증가…비율 감소
지난 1995년과 비교해 불교인구는 1032만1012명에서 2005년 1072만6463명으로 3.9%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종교인구의 %구성비에서는 23.2%에서 22.8%로 0.4% 포인트 감소했다. 우리나라 종교인구가 10.5% 증가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불교인구 구성비 감소는 타종교로의 인구유입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물론, 불교인구가 성장이 아닌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결론까지 이끈다.      
가톨릭과 원불교 인구의 놀라운 증감은 이를 뒷받침한다. 1995년 295만730명이던 가톨릭 인구는 2005년에는 514만6147명으로 74.4%(219만5417명) 증감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개신교 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의 약진은 개신교와 가톨릭을 더한 전체 기독교 비율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원불교의 경우도 8만6823명 이던 종교인구가 2005년에는 13만 명으로 늘어나 2배에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인구센서스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오가고는 있지만, 이번 조사는 불교계의 10년간 포교활동에 대해 반성과 분발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가톨릭의 약진은 불교계에 타산지석의 교훈이다.
전문가들은 가톨릭의 교단지도부가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종교간 화해 제스처를 보이며 사회참여 활동을 늘린 것이 과거 사회정의에 앞장섰던 이미지와 접합되어 가톨릭인구 증가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특히 개신교의 지나친 공격선교와 부정부패 돌출, 불교계의 종단분규 등은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유도했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불교계 지도부의 사회적 신뢰 확립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환경 생명 평화 등 불교계가 대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중생제도 프로그램 실현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평균 연령 높고 지역 편차 커
이번 조사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여전히 불자들의 평균연령이 높다는 것이다. 1995년 불교의 평균연령이 37세인 것에 비교할 때 2005년 조사에서는 41세로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들의 평균연령에 비해 비교적 높다. 특히 19세 이하 불자의 경우 이웃종교에 비해 약 10%포인트 가량 낮은 것으로 드러나 미래불교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조계종 포교원이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포교에 예산 투자를 늘리면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도 ‘미래불교 활성화’라는 목적에는 턱도 없는 수치라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여론이다. 시대변화에 따른 포교전략의 수립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몫이다. 지난해 초 서울의 모 불교유치원이 폐쇄되면서 부각된 포교전략 부재와 미래불교세대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의 어린이 포교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역포교 활성화에도 화두를 던진다. 불교인구는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전통적 불교 강세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과 호남권을 비롯해 대도시 및 신흥도시 지역에서는 상당한 열세를 보이는 것. 불교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한 포교활동도 필요하지만, 열세인 지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신도시 포교 취약
이와 함께 불교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조사된 수도권 지역에 대한 적절한 포교대책 수립도 해결할 과제이다. 현재 수도권 신도시를 겨냥한 포교활동은 제로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불교신문이 지난해 초 탐사 보도한 ‘신도시 종교용지 활용 실태기사(불교신문 2118호 참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년간의 한국토지공사 택지개발사업 진행성과를 분석한 이 기사에서 전국 13곳의 택지개발지구 58곳의 종교용지 중 불교계는 단 1곳만 분양획득에 성공했을 뿐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에 반해 개신교는 전체 60%에 해당하는 35곳의 종교용지를 획득했으며 가톨릭은 17%인 10곳을 차지했다.
충격적인 것은 일부 택지지구에서 해당사업단이 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