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불교중앙박물관으로 반환결정된 석가탑 사리장엄구이다.(좌측부터 금동제사리외함, 금동방형사리함, 은제사리외함, 은제사리내함, 녹색유리사리병). 사진=불교중앙박물관.
우리나라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 유물 반환을 둘러싼 국립박물관과 불교계의 공방이 물꼬를 트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열린 문화재청(청장 이건무)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과 5차 회의에서 지난 1966년 발견된 불국사 석가탑 복장유물들의 보관처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에서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범하 스님)으로 이관한다는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발견된 지 43년 만에 사리장엄구 등의 유물들이 제집을 찾아오게 된 것이자 성보유물의 첫 번째 반환인 셈이다.

▲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사진=불교중앙박물관.
이번에 돌아오는 성보유물에는 국보 126호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를 비롯해,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无垢淨光大陀羅泥經)〉, 묵서지편 156편도 있다.

조계종에서는 지난 2007년 불교중앙박물관 개관과 동시에 줄기차게 석가탑 사리장엄구 등의 유물 반환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요청했으나, 박물관측은 “발굴 후 40년간 관리해온 단체로서 점유권이 있다”며 반환을 거부해왔었다.

이러한 공방에 중재로 나선 문화재청이 같은 해 4월19일 불교중앙박물관 현장조사 후 시설에 이상 없음을 확인, 관리주체는 보존처리 후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 묵서지편. 사진=불교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주도의 보존처리와 《불국사 석가탑 유물》2-중수문서, 《불국사 석가탑 유물》1-경전 등의 보고서가 간행되는 과정에 맞춰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올 6월 문화재청에 석가탑 사리장엄구의 반환이행 협조공문을 발송, 이에 따라 8월 18일 열린 동산문화재과 5차회의에서 이관처 변경이 결정되게 이르렀다.

10월 8일 열린 동산문화재과 6차 회의에선 올 10월까지 사리장엄구 보존처리 완료와 11월 21일까지 보고서 완간을 보고했으며, 이 시점에 맞춰 구체적 반환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범하 스님은 “이번 반환 결정은 원칙에 입각한 결정이자 국내의 어느 박물관에도 뒤지지 않은 전시 및 수장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유물의 반환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이번 선례를 발판으로 앞으로 불교 성보유물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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