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김용민, 우희종, 이종우가 엮은 《쇼! 개불릭 - 씹고, 뜯고, 맛보는 종교 이야기》(바다출판사)가 지난 10일에 발간되었다. 도서를 검색해 보면, “한국 3대 종교인 개신교, 불교, 가톨릭 대표 세 명이 종교별 주요 시사를 다루는 팟캐스트 <쇼! 개불릭>을 바탕으로 한 《쇼! 개불릭》은 종교계의 실상을 보여주는 책으로 저자들이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라는 점에서 더 거침없고, 구체적이다. 주로 종교계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화제로 삼고 있지만, 그 사례들의 뿌리는 한결같다. 돈과 권력을 좇고, 약자의 눈물엔 돌아선 개불릭 모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종교계를 변화시킬 힘은 바로 평신도에게 있다고 입을 모은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나오고 나서 다른 종교보다도 불교 그 가운데서도 조계종이 매우 커다란 관심을 보여, 조만간 이 책이 불교계 ‘베스트셀러’에 등극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 조합은 “우희종 교수는 <쇼! 개불릭>에 “한국불교는 변태불교다”(106쪽),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202쪽),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더는 제 역할을 못하고 단지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327쪽), “사찰들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보스로서 종교 비즈니스의 왕이 총무원장이고, 이면의 몇몇 작은 보스들이 총무원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59~60쪽), “오후에 경찰이 강제구인 하겠다고 등장을 해서 쇼를 벌이고, 종무원과 스님들이 나와서 막 막는 쇼를 벌인 거죠.… 그런 쇼를 부리다가 갑자기 자승이 신의 한수를 딱 둡니다. 결과적으로 경찰하고 총무원은 멋져 보이게 되고 민노총만 사기당하고, 이렇게 된 거죠”(127쪽) 등의 내용을 들어 우 교수가 근거도 없는 내용을 사실인 양 허위 발언으로 종단을 폄하하고, 종무원들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했다고 반발했다.

우 교수는 “종단 권승들의 민낯을 지적한 저의 표현으로 그러한 순수한 종무원이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 점이라면 얼마든지 사과할 의향도 있다”면서도 “종단 집행부의 위선적 행태를 지적한 내용 자체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지난 28일 우 교수의 막말과 관련해 교구본사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며 모욕‧명예훼손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기로 하고 사태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대응방안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30일 토론하자고 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리 일방적으로 총동원해서 대외적으로 떠들고 있는 것은 왜일까? 공개 토론에서 당당히 논의하고 잘못을 지적해서 사과시키면 되는 것 아닌가? 뭘 그리 세몰이 해서 뭔가 하려고… 이제는 조계종단 승가 그 자체가 붓다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일종의 파계 행위를 하고 있다. 더욱 더 내 지적에 걸맞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우 교수에 대한 불교계의 융단폭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미디어붓다의 이학종 대표기자는 23일 “종단 지도부 성숙하게 대처하라”는 <이학종 칼럼>에서 촘스키의 진실을 향한 지적 성찰과 지식인의 역할을 인용하며, “한 지식인 불자를 대하는 조계종의 반응을 보고 차분한 대처가 아쉽다며, ‘과녁’을 봐야지 ‘표현’에 연연해서 되겠나”며 조계종에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개인적으로 만난 우 교수는 참된 불자다. 다만, 독특하여, 마치 칼을 가는 무사로 심하면 타협이 안 되는 독불장군과 같은 느낌마저 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한 성격이 작금의 불교계의 정화나 개혁에 앞장서서 추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처님께서 볼 때 보배로운 ‘우 교수’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참된 불교 종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 뽑힐 새 총무원장이 우 교수를 닮은 재가불자를 호법국장으로 삼는다면 조계종단은 앞으로 50년은 청정승단으로 거듭나고 ‘성철스님’을 능가한 ‘도인’으로 넘쳐나, 새로운 불교 르네상스를 이룰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 우 교수를 비난하고 있는 승려들에게는 ‘내 탓’이 없다. 우 교수의 좀 지나친 감이 있는 발언 역시 수용하고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승려들이 참회는 하지 않고 소송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밖에서 보기에는 우 교수의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먼저 책에서 기독교와 가톨릭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없다. 아울러, 정말 우 교수가 잘못된 비난을 한 것이라도, 불보살의 포용적인 미소를 보이며 참된 수행으로 더욱더 정진하여 불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면 그만일 따름이다. 주변의 불자들마저 우 교수의 언행보다는 종단의 모습에 실망하고 있는 것은 왜인지 더 늦기 전에 깊이 성찰해야 한다.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서도 자승 원장은 이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나 보다. 모두들 왜 이렇게 앞장서서 나서는지 모르겠다. 맨 나중에 웃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다. 좀 더 신중하게 불심을 바라보며 ‘내일’을 준비하면 어떨까?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지 보고 계신가요?

하도겸 | 칼럼니스트 dogyeom.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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