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은 썩는다. 4대강 재자연화는 필연적이다.”

‘생명존엄성 회복’을 주창하며 불교 등 종교계와 학계가 공동으로 출범시킨 ‘생명포럼’이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을 공유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23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 4대강사업저지를위한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 서상진 목사, 김정욱 대한하천학회 명예회장, 생명포럼 상임운영위원 이원영 교수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재자연화의 요체는 강을 강답게 만드는 것으로, 물이 흐르는 강을 만들고 하천에 설치한 각종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천 재자연화를 실시한 유럽의 사례를 들면서 생태하천에 역행한 4대강 사업을 꼬집었다. 그는 “유럽 하천선진국들은 ‘유럽연합 물관리 지침’에 따라 절절한 하천 생태조건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하천 시스템을 보호해야 하고 필요하면 하천 시스템 개수하는 방안까지 강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수생태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6개 보를 설치한 4대강은 더 이상 강이 아니고 호소로 바뀌었다”며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나서서 ‘보의 수문을 열어라’고 소리쳐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 23일 열린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 학술세미나에서 박창근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는 ‘4대강 사업과 수질오염’을 주제로 4대강 사업에 따른 부작용을 정리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특히 올여름 창궐한 심각한 녹조현상의 원인으로 4대강 사업을 꼽으면서 “4대강 사업으로 녹조 발생 요인 중 ‘체류시간’이 길어지자 녹조가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녹조가 발생하면서 4대강의 보에는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호수 바닥에서의 용존산소 고갈,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 증가, 트리할로메탄이라는 이차오염불질의 증가, 상수처리 비용의 증가, 수돗물에서 냄새 유발, 큰빗이끼벌레와 실지렁이의 출현 등이 발생하면 가장 우선적으로 낙동강에서 상수도를 공급받는 1300만 주민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 막혔던 강물을 흐르게 하면 녹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며 “20대 국회에서는 4대강 청문회를 열어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조사하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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