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비트박스와 랩으로 출가에 대한 신념을 노래한 스님들의 힙합곡 ‘쇼 미 더 붓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조계종이 주관한 ‘출가콘서트-청춘, 자유를 향한 날개짓’에서 법상스님과 동국대학교 스님들이 축하무대에서 선보인 ‘쇼 미 더 붓다’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등에서 120만명이 넘어서는 등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쇼 미 더 붓다’는 종편방송의 힙합오디션 경쟁프로그램인 ‘쇼 미 더 머니’의 이름을 착안해 지어졌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경쟁을 통해 실력이 부족한 랩퍼는 탈락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쇼 미 더 머니5’의 우승자인 ‘비와이’는 랩퍼로서의 실력뿐만이 아니라 ‘내 무릎은 주님 앞에서만 꿇을 것이다’, ‘그가 가라면 가고 아님 말아’등등의 기독교적인 가사로 본인이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고 있어 유명하다.

‘쇼 미 더 붓다’를 본 젊은이들이 댓글에서 ‘쇼 미 더 붓다’와 ‘비와이’의 맞대결을 언급하는 것은 이러한 종교적인 색채를 의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쇼 미 더 붓다’의 인기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이처럼 경쟁을 통한 종교적인 맞대결로 인식하는 반응이다.

또한 ‘쇼 미 더 붓다’를 본 젊은이들이 부처님의 삶이나 수행, 깨달음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출가스님이 랩을 한다는 호기심에 머물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 대부분이 ‘ㅋㅋㅋㅋㅋㅋ 웃겨’라는 것을 보아도 과연 ‘쇼 미 더 붓다’가 호기심을 넘어 젊은이들을 ‘자유를 행한 날개 짓’의 출가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쇼 미 더 붓다’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그동안 짧지 않았던 내 출가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물었어. 왜 승려가 됐냐고. 난 그 말에 대답해. 흥미없는 대답해. 내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 난 내 갈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며 수행해. 그렇게 난 길을 개척하며 직진해. 들어봐. 8가지 바른 길을. 당신은 ‘정견’을 볼 수 있어. 그리고 당신은 ‘정사유’를 생각할 수 있지. 우리에게 말해 줘 ‘정어’를. 당신은 할 수 있어 ‘정업’을. 우리는 느낄 수 있어 ‘정명’을. 자 나가자 ‘정정진’. 모두 함께 외쳐봐 ‘정념’을. 우리는 할 수 있어 ‘정정’을.”

‘출가 수행자는 노래하고 춤추고 그런 것을 하는 곳에 가서 보고 듣지 말라’는 계율은 개차법(開遮法)으로 극복을 한다고 해도, 스님들의 랩 가사를 듣고 폭발적인 댓글을 단 5,600명의 젊은이들이 ‘내 갈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며 수행’하는 출가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지도 않고, 모두 함께 8정도를 외치지도 않으며, 수행정진하는 출가수행자에 대한 경외심을 나타내는 이들도 없다.

출가콘서트를 하고, 스님이 랩을 하는 이유는 많은 젊은이들을 자유를 향한 날개 짓인 출가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서다. 일단 젊은이들의 관심을 끄는 일에는 성공을 하였지만 출가콘서트에서 ‘스님들도 19금 영화를 보는가?’, ‘스님도 와이파이존에서 아이패드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출가수행자와 일반인들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진다.

탐욕을 끊고 더 큰 자유의 세계를 지향하는 출가정신이 실종된 오늘의 한국불교는 정치승, 도박승, 은처승, 사찰자본가승이 지도부에 앉아 종단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출가정신을 되찾아 오지 못한다면 ‘쇼 미 더 붓다’가 ‘쇼 미 더 머니’에 출연하여 경쟁을 통해 일등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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