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나서 가장 이상적인 인격, 또는 지고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선 마음을 갈고 닦는 수심(修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심이 잘 돼 있는 사람에겐 불만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안과 행복이 넘쳐난다. 따라서 《열반경》에선 ‘네 가지 마음 닦는 길’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닦는 이는 탐욕을 끊게 되고/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닦는 이는 노여움을 끊게 되며/남을 기쁘게 하는 마음을 닦는 이는 괴로움을 끊게 되고/자기를 버리는 마음을 닦는 이는 탐욕과 성냄, 차별하는 마음을 끊게 된다./이 네 가지 마음은 온갖 착한 일의 근본이 된다.”

《열반경》의 이 말씀처럼 마음을 닦는 일이란 결국 내 자신의 행복과도 직결될 뿐 아니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전제가 된다. 고려시대의 고승 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1210)의 저서 《수심결(修心訣)》은 종단의 타락으로 불교정신이 위태롭게 흔들리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집필한 것이다. 지눌은 이 책을 통해 “진리를 구하려 한다면 밖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먼저 마음을 닦을 것”을 주창했다. 마음 닦는 것의 중요함은 어떻게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야차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보살의 마음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요,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이란 말이 있다. “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평생)을 탐한 재물은 하루 아침의 티끌이다”는 말이다. 불교의 근본경전 가운데 하나인 《잡아함경》에도 나오고 고려시대의 고승 야운 스님의 《자경문(自警文)》에도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마음을 잘 갈고 닦은 이들은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는 법이 없다. 마음 하나로 극락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사들이 폭력 정권의 칼날 앞에서도 당당했던 이유다. 《명심보감》에 이를 잘 표현하는 대목이 나온다. 심안모옥온(心安茅屋穩) 성정채갱향(性定菜羹香) 즉, 마음이 평안하면 초가집도 안온하고, 성품이 안정돼 있으면 나물국도 향기로운 법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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