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이하 조탄공)가 지난 6월 28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한 제2차 언론탄압 토론회에서 정남기 한국언론재단 전 이사장은 “정부나 재벌이 아닌 종교집단, 그것도 불교 종단에서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출가를 결심해 구도자의 길로 나선 스님들이 무엇 때문에 언론을 회피하고 탄압하는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아 격분을 느낀다”고 조계종의 언론탄압에 대해 성토했다.

정남기 한국언론재단 전 이사장은 연합통신 기자로 ‘진실을 밝히고 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기자의 사명에 평생을 바쳐 온 언론인이다. 그는 조계종이 자행하고 있는 언론탄압 행태에 대해 “언론의 분열을 조장하고, 친 종단 언론과 비판적 언론으로 분리 대응하고 퇴출하려는 조계종의 언론탄압은 박정희정권이나 전두환정권 당시의 언론대응 수법과 많이 닮아 있다”며 “일개 사찰도 아니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이 언론탄압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나라와 종단에 큰 해악을 끼치는 사태”라고 했다.

정남기 한국언론재단 전 이사장은 또 “불교언론탄압백서 뿐만이 아니라 종단의 부정부패와 비리등을 담은 백서 발간을 제안”하며 이러한 백서발간을 통해 “조계종의 구조적 부패를 기록해 역사에 길이 남겨야 한다”며, “후대에 ‘이렇게 해서는 역사에 오명을 남기겠구나’ 싶은 반성이 있을 때 바야흐로 불교가 바뀔 수 있다”고 하고 백서발간은 “불교계를 넘어 사회에도 큰 시사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계종이 벌이고 있는 전대미문의 언론탄압은 이제 불교계를 넘어 일반 언론인, 시민사회에까지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행태’, ‘나라와 종단에 큰 해악을 끼치는 사태’로 번지고 있는데 정작 이를 참회해야 할 조계종단은 안하무인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자승 총무원장은 지난 4월 26일 교계기자간담회에서 언론탄압 사태가 거론되자 “예서도 있고 행서도 있는데 아직까지 행서로 휘날리고 있다”며 언론의 필법에 대해 불만을 거론하더니 급기야는 “홍보국장이 해서를 예서로 만들던지, 행서를 예서로 만들던지 해서 해결하라”고 노골적으로 조계종 집행부 간부에게 언론 길들이기를 지시했다.

나가세나 존자는 미란다 왕이 대화를 하기 원하자 왕자(王者), 즉 권력자로서 대화를 원하면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력자들은 대화나 소통을 말하지만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일방적으로 밀고 나가며, 만약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따르지 않으면 ‘이 사람에게는 이러 이러한 벌을 주어라’하고 명령을 한다. 겉으로는 소통과 화합을 내세우면서 언론의 비판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집행부간부에게 논조를 고치도록 지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의 행태는 나가세나존자가 거부한 권력자의 대화이며 그는 수행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나가세나존자가 이야기한 현자(賢者), 즉 수행자의 대화는 ‘문제가 해명되고, 비판받고, 수정받고, 반박을 받아들이는 대화’이다. 그런데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일부 권승들은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박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반하장으로 비판하는 이들이나 언론을 해종세력, 해종언론으로 몰아세워 출입금지, 취재금지, 광고금지, 접속금지등의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조탄공 소속의 언론사와 단체에게 탈퇴를 강요하고, 신도단체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정지시키는 조계종 권승들의 행태를 보면서 비록 지금은 조탄공이 권승들의 탄압에 의해 가시밭길을 가고 있지만 ‘현자의 대화’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진정한 수행자임을 천명하면서 그 활동에 주목하고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

아울러 조계종 총무원장과 일부 권승들은 이제라도 언론탄압을 참회하고 즉각 중단하는 것이 권력자로서의 오만을 버리고 진정한 수행자의 길로 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사회와 불교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집행부가 되지 말기를 진심으로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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