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곳이야 제각각 다를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천상계로 왕생할 성인聖人의 꼴로 태어났다. 그런데도 사람의 값어치는 하늘과 땅, 십인십색이다. 

   죽음을 막다른 골목이라 생각하면 가쁜 숨, 붉은 핏대, 세력다툼, 아수라장, 지옥이 따로 없다. 땅에다 뿌리박고 땅따먹기 권력쟁투 그러고도 나무행세, 숲 시늉이다. 
   공기는 탁하고 성은 무너지는데 모세혈관이 사라져 영적상상력까지 잦아드니 어이할꼬. 인간이 갈 곳은 하늘뿐이고, 하늘로 돌아가는 유일한 길이 죽임인 것을 부정하는가. 

   잠잘 때조차 하늘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사람아. 
   바다가 지구생명체를 먹여 살리고 세상의 물을 받아 맑혀서 하늘로 기화하듯 정진하라. 
   뇌혈관, 시냅스가 큰 나무처럼 힘차게 뿌리 내려 하늘에 닿을 때까지 자기 숨결을 맑히라. 
   자기완성은 결국 개인 문제다. 

   엄도경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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