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고치를 향하고, 바다로 내려가 평생을 살던 연어는 물살을 거스르며 강으로 돌아가는데, 인간의 수레바퀴는 달리고 달려 어디에 닿으려나.

때가 되면 날개를 지으려 고독의 방으로 올라가는 나비처럼, 상류를 향하는 연어도 껍질과 살이 부셔져 형체가 사라져도 주저함 없이 강에다 목숨을 건다.
대대로 탄생한, 그 색깔, 그 냄새, 그 맛의 할머니와 엄마가 목숨을 건넨 자리, 전설의 강으로 끝까지 그 자리에 돌아와 생명신호를 넘긴다. 죽음은 진리가 완성된 삶이다.

아, 인성人性을 받아 인성人聖으로 거듭날 사람아.
세세손손 번영할 욕심에 물질에 집착하는 굳은 습관을 성격 탓이라고 치부하는가.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이듯 성격과 인격도 딱 그만큼, 차륜과 연륜의 비껴감 같은 것.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을 깨워라. 어떤 성격이든 도덕심만 있으면 인격이므로.

엄도경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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